이름:지나가는 이 2002/11/23(토) 마땅한 곳을 못차서...   여러분들이 얘기하는 것들에 충분히 공감이 갑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한 언론을 지목해서 구독 폐지 운동을 하는것은 이해가 가지 않네요. 여러분이 주장하는 것들이 꼭 조선에만 해당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요. 또 하나 그럼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우리 나라에서 가장 좋은 언론사는 어딥니까? 도데체 어떤 신문을 봐야 하는 건가요? 이름:무위 (kimnyun@hanmir.com) 2002/11/23(토) Re..부족한 답변이지만   우선 이곳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의견이 이 곳 모든 분의 의견을 대표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대의는 같지만 세세한 부분까지 모두 같은 의견인 것은 아니니까요. -우선 조선일보만 지목해서 하는 것에 대해 '조중동'이라는 것이 이미 시사용어처럼 되버릴 만큼 세 신문 모두 거지같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안티'조선'인가를 묻고 계시는 거죠? 두가지 측면에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첫째는 조선일보가 그 중에서도 가장 악독하다는 것. 둘째는 우리의 힘이 조중동 모두를 한꺼번에 상대하기는 버겁다는 현실. 우선 조중동 모두 사악한 신문이라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그 중에서도 유별난 존재죠. 단순히 '중앙이나 동아보다 더 나쁘다' 정도가 아닙니다. 시장점유율도 중앙과 조선의 차이는 거의 없습니다. 문제는 조선일보가 우리사회의 '이슈를 생산해낸다'는 점입니다. 조선이 의제를 만들어내서 떠들면 중앙,동아가 따라가는 형국이죠. 언론이란 원래 여론을 반영하는 매체인데, 조선은 여론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여론을 만들어내고, 원하는 방향으로 여론을 조장합니다. 그들 스스로도 이렇게 말하죠. "우리가 말하면 여론이 된다." 라고요. 정말 무서운 놈들입니다. 물론 가장 악독한 것도 사실입니다. 얼핏보면 중앙이나 동아와 차이가 없어보이지만 큰 차이점이 있습니다. 조선은 자기들 입맛에 맞지 않은 사람이 있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를 매장시키려 합니다. 정부나 시민단체의 정책에 대해서도 그런 짓을 하기는 마찬가지이고요. 최장집교수를 대통령자문기구에서인가 물러나게 만들었고, 한완상도 물러나게 만들었죠. 대북정책에도 끊임없이 딴지를 겁니다. 중앙이나 동아는 보수나 극우 기득권세력의 눈치를 보며 그들에게 어떻게하면 잘보일까 고민하는 수준이지만, 조선을 그들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아예 그들을 이끌어 나갑니다. 그들을 위한 논리를 만들어주고, 여론도 형성해주죠. 한마디로 '나를 따르라.'입니다. 게다가 가장 교묘하기 때문에 가장 위험합니다. 중앙이나 동아가 죽어도 못따라가는 건데요, 매우 진보적인 글들을 조선에서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정치면과는 달리 문화면에서는 아주 파격적이고 진보적인 기사를 내보내기도 합니다. 정치면에서도 우리나라에서 한좌파 하는 교수들의 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하죠. "봐라, 우리가 뭐가 편파적이냐? 우리와 전혀 반대입장인 글들도 이렇게 싣고있지 않냔말이다." 그게 그들의 수법입니다. 이 얘기를 하려면 너무 길어지기 때문에 여기서 줄일까 합니다. 하여튼 우리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갈 정도로 괜찮은 분들이 조선일보 지면에 나타납니다. 그 분들은 스스로 조선일보를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이용당하고 있는 거지요. 조선일보는 최장집만해도 빨갱이라고 난리를 치던 놈들인데, 진짜 오리지날 사회주의 혁명의 기수인 체게바라를 찬양하는 임지현 교수의 글을 문화면에 대문짝만하게 실어주는 놈들입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떠들죠. '왜 우리보고 보수라고 하는거야? ' 안티조선 운동 초기에 '안티조선'을 하느냐 '안티조중동'을 하느냐로 의견이 대립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양쪽의 지향점이 다르지 않기 때문에 싸움을 한 것은 아니고요, 무게 중심을 어디에 두느냐로 논쟁을 벌인 것이죠. 일단 조중동 3개신문이 70%를 점유하는 상황에서 한꺼번에 조중동을 상대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실패할 확률이 높아 보였죠. 위에서 제가 말한 것처럼 조선일보가 유독 더 위험한 신문이기도 했고요. 어떤 분은 이렇게 해서 조선일보가 망하면 그 자리를 중아이나 동아가 차지할 것이니 그게 그거 아니냐는 분도 계십니다만,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게네들이 바보도 아니고, 조선일보처럼 굴면 자신들도 안티 대상이 돼서 조선일보 꼴난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겠죠. 우리의 안티조선 운동은 중앙과 동아일보도 함께 압박을 해나가는 겁니다. 부수적인 이야기지만 이이제이 효과도 있습니다. 실제로 중앙일보 지국에서 안티조선운동을 돕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조선일보를 끊으면 중앙일보로 옮겨올 거라는 기대 때문이죠. 어찌보면 바보같은 짓이죠. 다음 타겟은 지들이 될텐데 말이죠. 그리고 다른 각도에서 말씀드리면, 이번 안티조선 신문에서는 '조중동' 모두를 비판하기 시작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아직 그렇게 전선을 확대할 때라고 보지는 않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이제 우리도 그만큼 컸다는 반증일 수도 있겠죠. 조중동을 제외한 다른 신문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영향력이 미미하기도 하거니와 조중동의 해악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죠. 현대가 만든 문화일보는 현대의 입깁으로부터 자유롭기 힘들고(삼성의 중앙일보보다는 나으려나?),  기독교 재단인 국민일보도 아주 보수적이죠. 통일교에서 만드는 세계일보는 말할 것도 없겠죠? 장씨집안이 세습하고 있는 한국일보는 그나마 사주가 편집권을 쥐고는 있지만 그래도 나은 편입니다. 아직 언급이 안된 신문들의 공통점을 혹시 눈치채셨나요? 대한매일, 경향, 한겨레입니다. 이들 신문의 특징은 한사람의 사주가 전권을 행사하는 다른 신문들과 달리 편집권이 독립되어 있다는 겁니다. 대한매일도 예전에 정부소유였던 시절에는 정말 거지같았죠. 수준도 한 참 떨어졌고요. 하지만 정부소유로부터  독립한 이후 정말 눈부신 변신을 했죠. 한화그룹의 버림을 받아 할 수 없이 독립하게 됐던 경향신문도 요즘보면 한겨레보다도 나은 면도 많습니다. 한겨레야 원래부터 국민주를 모집해서 만들었으니까 친DJ라는 악의적인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만 다른 신문들보다 훨씬 나은 것 만은 사실이죠. 가장 좋은 언론사를 물어보셨죠? 100% 만족스러운 언론사가 있을까요? 누구는 한겨레를 급진적이라서 싫다고 하는데, 반대로 너무 보수적이라고 구독을 중지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저희 안티조선 운동은 '어떤 신문을 보자'는 운동을 하진 않습니다. 다만 조선일보 끊고 뭘 봤으면 좋겠나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으면 상황에 따라서 특정신문들을 권하기도 하는 것 뿐이죠. 한겨레를 무슨 빨갱이 신문쯤으로 아시는 어르신께는 차라리 중앙일보라도 보시라고 권하기까지 합니다. 글이 좀 길죠? 더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약속이 있어서 그만써야겠네요. 행복하세요. 이름:지나가는 이 2002/11/24(일) Re..성실한 답변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님의 글을 잘 읽었습니다. 여러면에서 공감이 가고요... 하지만...아직 의문이 풀리지 않기에 이렇게 몇 자 더 적어 봅니다. 조선에 대한 님의 판단은 충분히 납득이 갑니다만, 제가 생각할 때는 그런 면들이 정치에 국한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언론의 분야에서 정치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신문을 구독하는 독자들은 정치면만을 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님의 의견대로라면 조선은 다른 섹션들을 통해서도 자신들의 성향을 암암리에 표출한다는 것인데, 제가 본 바라로는 그 정도의 수준은 아닌 듯 한데요... 이름:무위 (kimnyun@hanmir.com) 2002/11/24(일) Re..또 좀 깁니다. 죄송!   글이 너무 길어질까봐 하지 못한 말이 많았는데, 이렇게 다시 질문을 주시니 고맙습니다. 안티조선 운동에 대해서 조선일보가 항의할 때 자주쓰는 말이 이겁니다. "독자들을 바보로 아느냐?" 그들은 주장하죠. 가장 많이 보는 신문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즉 가장 좋은 신문이기 때문에 가장 많이 팔린다는 논리입니다. 하지만 이건 잠깐만 생각해 보면 정말 말도 안되는 논리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팔리는 책이 가장 좋은 책입니까? 흥행에 가장 성공한 영화가 가장 훌륭한 영화입니까?  당연히 아니죠. (어쩌다 정말 괜찮은 작품이 흥행까지 성공하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화시킬 수는 없겠죠.) 공산품이라면 어느정도 맞을 수도 있습니다. 가장 많이 팔리는 TV가 가장 좋은 제품일 수도 있죠. 하지만 공산품조차 판매량이 꼭 품질과 일치하지는 않죠. 품질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가격이니까요. 신문을 공산품과 같은 면에서 취급하기는 좀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하긴 어떤 식으로 분류하더라도 조선일보의 논리는 말이 안됩니다. 만일 삼성과 엘지가 비슷한 품질의 세탁기로 경쟁을 한다고 칩시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삼성이 세탁기 가격을 절반으로 내렸다고 칩시다. 특별히 엘지에 목숨건 사람이 아니라면 당연히 삼성제품을 사겠죠. 그럼, 그게 삼성세탁기의 품질이 올라간 걸 의미합니까? 당연히 품질은 그대로입니다. 다만 가격경쟁력이 월등히 높아진 거죠. 상대방이 엘지라면 당연히 가격인하 경쟁을 하겠죠. 아니 사실 그런 일이 일어날 리가 없습니다. 둘다 그렇게 멍청하지 않으니까요. 제가 어렸을 적에 치약이라곤 오로지 럭키치약밖에는 없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중소업체에서 화이트치약이라는 걸 만들었는데, 품질이 괜찮아서 제법 인기를 끌었죠. 위기의식을 느낀 럭키측에서는 '치약하나 사면 칫솔을 드립니다' 작전을 들고 나왔죠. 품질에 큰 차이는 없는데 칫솔을 준다니까 다들 다시 럭키치약을 쓰게 됐습니다. 결국 화이트치약은 시장에서 사라졌고, 그 후 럭키는 '당연히' 칫솔을 주지 않게 되었습니다. 제가 주제넘게 경제를 말하려는 것은 아니고요, 독과점은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에 법으로도 금지하고 있습니다. 자 이제 처음에 질문하려 했던 것을 이제 물어볼까 합니다. 왜 그렇게 조선일보를(아니면 조중동을) 보는 사람들이 많을까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일단 경품 때문에 보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어차피 그 신문이 그 신문 같은데 기왕이면 비싼 경품 주고, 공짜신문 오래동안 넣어주는 걸 고르는 거죠. 물론 솔직하게 '자전거 준다기에 구독했다.'라고 말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대게는 그럴듯한 이유를 대는 걸 좋아하시죠. "많이들 보잖아" "그 신문이 정보가 많더라고." 뭐 이런 식이죠. 둘째, 사람들은 주류에 합류하려는 성향이 있습니다. (주류라는 말 자체가 정말 웃기는 거지만요) 자신이 주류에 속하지도 못하면서도 자꾸 자신이 그 밖에 있다는 것에 불안함을 느낍니다. 지역감정을 앞장서서 조장하는 신문이 조선일보인데도 불구하고, 지역감정의 최대피해자인 전라도에서 1등 신문이 조선일보입니다. 일제시대를 겪고, 한국전쟁을 겪고, 군사독재시절을 살아오면서 어떻게든 강한쪽에 붙어야 살 수 있다는 생존의 지혜를 얻게 된것이지요.  조중동을 봐야 이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고, 이 사회의 주류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알게 된다는 믿음이 그들에게는 있습니다. 셋째, 진짜로 조선일보에는 훌륭한 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정치면이나 오피니언면의 비열함이나 사악함과는 달리 스포츠, 사회, 문화면에서는 정말 감탄을 자아낼 만한 정보들이 많이 실려있기도 합니다. 이건 저도 인정합니다. 우리나라 축구팀이 해외에서 새벽 2시쯤에 경기에서 이겼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물리적으로 그 시간에 인쇄들어가서 각 지역으로 분배하고 새벽4~5시에 집으로 배달되는 신문에 실리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는데도, 아침신문에 그 소식이 실려있는 것을 보면 정말 감탄을 자아냅니다. 제가 구독하는 한겨레에서는 꿈도 못꾸는 일이죠. 한게레에 가끔 있는 배달사고 같은 것은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신문 디자인 면에서도 탁월합니다. 중앙이나 동아도 모두 조선일보의 편집을 흉내내려고 애쓰는 수준이니까요.   여성독자중의 상당수는 정치면을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대개 사회나 문화, 연예면을 주로 보죠. 그런 분들에게 조중동은 한겨레나 경향따위와는 게임이 안되는 비교우위를 갖고있죠. 그런데, 그래서 조선일보가 더 위험하다는 겁니다. 정치면을 아무리 안본다 하더라도 대개 일면 헤드라인이라도 무의식적으로라도 읽게 마련입니다. 아니면 정치면은 큰 제목만 읽고 넘어가는 식이죠. 신문의 핵심은 편집입니다. 기사의 위치와 사진을 어떻게 선정할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제목을 어떻게 뽑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예를들어 4억달러 대북지원설에 대한 헤드라인을 <4억달러 대북지원설 공방> 이라고 뽑는 것과 <"현정부가 북한에 4억달러 줬다">라고 뽑는 것은 독자에게 전혀 다른 정보를 주게됩니다. <4억달러 대북지원설 공방> 이라는 제목을 본 사람은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그 문제갖고 싸우는구나라고 생각하겠지만, 헤드라인을 <"현정부가 북한에 4억달러 줬다">라고 뽑는다면 읽는 사람의 느낌이 완전히 달라지죠. 따옴표("")는 조선일보가 자주 애용하는 수법인데요, 한나라당의 주장을 따옴표안에 넣어서 인용하는 거죠. 기사를 찬찬히 읽어본 사람은 그 헤드라인이 한나라당의 주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제목만 읽고 사회면이나 문화면으로 넘기는 독자들에게는 그게 한나라당의 주장이 아니라 '사실보도'처럼 느껴지게 하는 거죠. 정치면과 관계없이 신문을 선택했다 하더라도 그 신문의 정치적 견해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꼭 다른 면들이 월등히 다른 신문에 비해 뛰어나서 선택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신문보다 조금 나은데, 거기다가 자전거나 전화기 같은 경품도 주고, 6개월간 무료로 넣어주고, 그러니 특별히 문제의식이 없는 분들께는 조선일보를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일 수도 있는 거지요. 조선일보는 정보의 질과 양으로도 승부하고, 자전거와 무가지 등 막대한 자금력으로도 승부합니다. 그런데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조선일보의 목적이 문화계에서의 영향력 확대이겠습니까? (물론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그들의 독주는 대단합니다. 문단이나 출판계에게 있어 조중동은 엄청나게 무서운 존재입니다. 그런데 이 얘기를 하면 또 한정없이 길어질테니...) 그들의 목적은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입니다. 군사독재시절 권력에 빌붙어서 성장했던 수준을 지나 이젠 자신이 원하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시도를 하는 수준까지 올라갔죠. 주로 조선일보의 정치면에 치중하다보니 다른 면에서 조선일보의 악행이 얼마나 저질러지는 저로서는 정확한 정보가 없습니다. 그걸 따로 연구해볼 엄두를 내 본 적도 없고요. 님의 말데로 다른 색션에서는 문제있는 수준이 아닐 수도 있겠습니다. 제가 무슨 '조선일보는 모든 것이 악이다.'라고 주장하는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그렇다고 아무문제 없다는 말도 아닙니다. 지금 언뜻 생각나는 예로 조선일보에 영화를 담당하는 이동진 기자가 있습니다. 제법 똘똘하고 말도 잘해서 라디오프로그램에서 영화소개도 하고 그랬죠. 조선일보 기자라는 것이 마음엔 안들었지만 영화만 갖고 얘기할 때는 거의 흠잡을 것이 없기에 가끔 들었습니다. 그가 나올때마다 주파수를 돌리는 것도 귀찮고 말이죠. 그런데 그 기자가  세이예스라는 영화가 나왔을 때 박중훈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인터뷰 말미에 기자가 이런 걸 물어봤습니다. "조선일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박중훈이 뭐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언론에서(특히 조선일보같은 거대신문에서) 영화를 어떻게 다뤄주느냐에 따라 흥행이 왔다갔다하는 형국에 박중훈이 나쁜 말을 할 수 있었겠습니까? 실제 박중훈이 조선일보를 좋아 할 수도 있겠죠. 그게 문제가 아니라, 영화배우와 영화에 대해서 인터뷰하다말고 갑자기 조선일보를 어떻게 생각하냐고 왜 묻느냔 말입니다. 특히 그 때는 100분 토론에서도 '안티조선'에 관해 토론하는 등, 안티조선이 주목받기 시작하는 시점이었거든요. 이동진의 의도가 너무 뻔하지 않습니까?  그 기사 보고 나서는 이동진의 목소리 듣는 것이 너무 짜증나더군요. 물론 제가 좀 편협해서 그런 면도 있겠지요. 또 다른 예로 조선일보는 아니지만 나대로선생이라는 만화를 보면(이건 오마이뉴스에서 본겁니다.) 남자는 항상 TV를 보고 있거나, 일을 하고 있는데, 여자는 늘 차를 타오고 있거나 걸레질을 하고 있습니다. 조중동은 정치적인 면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게 가장 큰 문제이긴 하지만,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에 있어서도 가부장적인 견해를 갖고 있으며, 반노동자적입니다. ( '이 가뭄에 왠 파업' 이란 제목을 기억하시는지요. 가뭄과 파업이 무슨 관계가 있으며, 가뭄에는 노동자의 권리를 주장해선 안되는 건가요? -그런데도 민노총 사람들의 상당수가 조선일보를 보는 아햏햏한 상황입니다. - 그런 제목을 본 독자들이 저처럼 문제의식을 먼저 느낄까요? 대게는 "맞아, 이 가뭄에 다들 난리인데, 왜 파업하고 지랄들이야"라고 생각할 확률이 높죠. 궁극적으로 사용자의 편을 들어주는 것이지요.) 제가 주장하는 것이 '조선은 다른 섹션들을 통해서도 자신들의 성향을 암암리에 표출한다'라는 것은 아닙니다. 그 문제가 핵심도 아니고요. 안티조선 쪽에서도 거기까지 연구할 만큼의 역량은 없어보입니다. 친일문제, 군사독재시절의 행태, 현재의 왜곡보도 등등 만으로도 안티조선을 해야하는 이유가 명확하기 때문에 굳이 거기까지 신경을 안쓰는지도 모르죠. 제대로 답변이 됐는지 좀 걱정이네요. 질문하신 것과 동떨어진 면도 많지만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안티조선은 특별한 사람들이 하는 것이 아닙니다. 상식을 갖고 있고,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원하신다면, 누구나 하실 수 있습니다. 참고로 전 30대 중반의 평범한 사회인입니다. 먹고 사느라 이리저리 치이기도 하고요. 학생운동같은 것을 한 적도 없고, 무슨 사회운동을 한 적도 없습니다. 아, 지금 하고 있군요, 안티조선 운동을요.^^)  행복하십시요. 이름:지나가는 이 2002/11/25(월) 계속되는 친절한 답변에 머리숙여 감사드리며..   처음엔 호기심에....그리고 지금은 관심때문에....사이트에 들어왔다가 이렇게 좋은 분과 얘기를 나눌 수 있어서 무척이나 기쁘고 감동스럽습니다. 얘기를 계속하자면...무위님의 글을 찬찬히 읽다가 보니 또 하나의 의문이 생깁니다. 무위님께서 두번째 답변으로 작성해 주신 글의 대부분은 조선을 읽고 있는 독자층의 수준을 한정 짓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무위님이 말씀하신대로 대부분의 독자들이 경품때문에...또는 군중심리에 의해서...조선을 읽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이 80, 90년대라면 더더욱 공감이 가는 얘기고요. 하지만..무위님께서 펼치시고 계신 논리는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조선을 구독하고 있는 독자들을 설득시키기에는 부족한 듯 싶습니다. 만약에 조선을 읽고 있는 독자들이 충분히 비판적인 식견 ( 적어도 해드라인 기사에 현혹되지 않는 )을 가지고 있는 경우라면 ( 다는 아닐지라도 50% 정도는 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 무위님을 비롯한 안티조선운동을 전개하고 계신 분들의 행동을 어떻게 합리화(정당화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 거 같군요. )할 수 있을까요?? 이름:무위 2002/11/25(월) Re..이번엔 짧게   -습관이라는 것은 참 바꾸기 어렵습니다. 몇년에서 몇십년을 읽어온 신문을 굳이 바꾸려 하지 않는 분들도 많죠. 자전거쯤에는 눈하나 깜짝하지 않는 분들도 계십니다. -80년대에는 기껏해야 무가지를 뿌렸지 자전거 같은 것을 주진 않았습니다. 90년대는 이미 군사정권이 물러났고, 현재 상황과 현격한 차이가 있다고 보이지 않습니다. - 비판적인 독자가 50%라는 것은 솔직히 터무니 없는 추측이라고 봅니다. 50%나 되는 독자들이 매일 아침 신문 헤드라인을 보면서 한번쯤 의심해본다?  제 수준도 그리 높지는 않지만, 전 우리나라 독자들의 수준이 그렇게까지 높다고 보지 않습니다. 그렇게 비판적인 시각을 갖춘 독자들이 그렇게 많은데, 나라가 이모양일 수는 없습니다. -제가 꼭 조선일보 독자들을 설득시키려고 노력하는 것은 아닙니다. 설득이 안되는 분들이 있습니다.(일흔 다섯인 우리아버지는 조중동을 번갈아 봅니다.) 설득으로 마음을 돌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그렇게 만만한 일이라면 조선일보 벌써 망했겠죠.  골수 조선일보 독자들은 오히려 설득하지 않습니다. 그분들은 조선일보가 적극적으로 친일한 것도 알고 있고, 군부독재정권에 빌붙어 성장한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조선일보를 옹호합니다. 그 정도면 싸울 필요 없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몇십배의 조선일보 독자들이 조선일보가 그런 짓을 했는지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구독하고 있습니다. 이 분들이 제 목표입니다. 그리고 제가 설마하니 조선일보 독자에게 "당신 솔직히 자전거 때문에 보는거 아니냐" 또는 "당신은 신문을 제대로 볼 줄 아는 눈이 없어서 조선일보를 보는거다"라고 말하겠습니까? 저 그렇게 바보같지 않습니다. 님께서 물어오신 것에 대한 대답을 한 것이지, 제가 말한 내용으로 조선일보 독자를 설득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제 걱정은 님께서 조선일보의 독자 중 그렇게 수준 높은 독자들이 50%나 된다고 생각하시는 한 저와 접점을 찾기 힘들 것 같아 걱정입니다. 이름:지나가는 이 2002/11/25(월) 오랜만에 나눈 건설적인 토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지성이 50%도 안된다는 님의 생각을 여운으로 남기며...... 좋은 대화였습니다. 조아세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알고 있었는데,,,꼭 이렇게 한번 얘기를 나눠보고 싶었습니다. 노사모 홈페이지에 갔다가 우연찮게 발견하게 돼서 이 곳 게시판을 두루 섭렵하며 많은 것들을 배우고 갑니다. 저는 솔직히 조선과 한겨레를 구독하고 있습니다. 두 신문을 보면서 이 시대를 진보와 보수가 아닌 다른 시각으로 보는 법을 늘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의 노력만으로도 이젠 제가 조선을 끊을 이유가 되는 듯 합니다. 그동안 질문에 성실히 답변에 주셔서 진심으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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