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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미국은 한국 입장 청취해야” 한겨레 ‘미 일방주의’ 비판 발행일 : 2002.11.14 [368호 8면] 지난달 불거진 ‘북한 핵개발계획 시인사태’의 해결이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는 가운데, 이와 관련한 일부 언론의 최근 보도가 여전히 미국의 강경 입장만을 대변하면서 이에 따른 한반도 위기고조 가능성은 뒷전에 두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최근 한반도 안팎에서는 한·미·일 대북 중유지원 중단 이견 노출, 미국 공화당 중간선거 승리, 미국 주요 인사들의 방북·방한 등 북핵문제 추이에 변수가 될 굵직한 뉴스가 계속 이어졌다. 이에 대한 국내 언론들의 보도 시각이 뚜렷하게 엇갈리는 가운데, 특히 조선일보는 각종 기사와 논평을 통해 대북 강경책을 부각시켰다. 조선일보는 한·미간 대북 이견을 강조하면서 이의 책임을 한국 정부에게 돌리는 논조를 지속적으로 펼쳤다. 조선일보는 지난 1일자 사설 <대북 협상력 망치는 정권>에서 “경의선 공사 진척도를 놓고 한·미 군사당국 사이에 이견이 불거진 것도 따지고 보면 현 정부의…’나대로 따로 논다’의 결과”라고 못박은 데 이어 8일자 사설 <‘공화당의 미국’ 대 ‘DJ 햇볕’>에서도 “‘DJ 햇볕정책’에 대한 현 정부의 집착이 한·미 공조에도 미묘한 주름살을 일으켰던 것”이라고 논평했다. 11일자 사설 <북과는 교류하고 미와는 갈등하고>는 이같은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나아가 남북경협을 계속 유지하는 것에 대해 “이래서는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기 힘들다. 그리고 북핵문제의 외교적·평화적 해결 가능성을 낮게 만들어 자칫하면 엄청난 위기로 번지게 할 수도 있다”고 ‘경제교류의 위기초래설’을 펼쳤다. 결과적으로 한·미간 대북 이견을 해소하기 위해 한국이 ‘공화당의 미국’에 맞추라는 논조다. 이에 대해서는 동아일보 지난 11일자 ‘한반도 전문가 특별대담’에 참석한 스타인버그 조지타운대 교수의 언급이 시사적이다. “미국은 국제적인 관점에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를 우려한다. 동북아에서도 일본에 먼저 초점을 두고 그 다음이 한반도이다. 반면 한국은 한반도, 동북아, 전세계 순으로 생각한다. 양국의 국익이 중복되는 부분이 많지만 일치할 수는 없다.” 이에 비해 같은 보수신문으로 꼽히는 중앙일보는 한국의 처지를 일정하게 강조하는 입장을 사설에 실었다. 중앙일보 8일자 사설 <우려되는 일방주의 부시 외교>는 “…미 정부는 북한 위협의 일차대상인 한국측 입장을 진지하게 청취하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짚었으며, 12일자 사설 <북핵과 중유>는 “…북한이 극단적인 ‘고백’ 외교까지 동원해 생존과 자주권에 집착하는 만큼 한·미·일 3국도 평화적 해결방안에 공감대를 넓히는 데 좀더 진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겨레는 <위기일수록 교류·협력 긴밀히 해야>(5일자) <미국 중간선거 공화당의 압승>(7일자) <미국의 대북강경 일방주의>(9일자) <미국 강경론의 위선>(11일자) 등 사설과 칼럼 등을 통해 연일 미국의 ‘일방주의’를 강도높게 비판하고 남북간 교류·협력 유지 필요성을 강조했다. 경향 7일자 칼럼 <숭미의 궤변>은 최근 북한핵 파문과 관련, ‘이른바 보수’ 논객들의 흘러간 레퍼토리가 재연되고 있다며 “…청와대 주인이 누가 되든 미국의 한반도 정책이 변화될 여지는 적다. 하지만 최소한 민족은 없고 미국만 있는 듯한 철딱서니 없는 ‘숭미(崇美) 마마보이’들이 유포하는 거짓 논리에 귀를 기울여서는 안 된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수강 기자 sugang@mediaon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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