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 “재계 길들이기용” 한목소리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가 공정거래위원회의 6대 그룹 부당내부거래 조사에 대해 일제히 사설과 칼럼을 통해 ‘정치적 목적이 담긴 재계 길들이기용’이라고 비판하고 나서 또다시 친재벌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4일 삼성·엘지·에스케이·현대 등 6대 그룹 80개 계열사 대상으로 부당내부거래 조사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발표가 난 뒤 조선일보는 26일치 ‘재계 손보기 나섰나’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정부가 새삼 대기업들의 부당내부거래 조사를 하겠다고 나선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이번 조사가 올 12월 대통령 선거 등 정치일정을 감안한 정부의 대기업 줄세우기라는 재계 주장이 오히려 설득력이 있다”고 `정치적 음모론'을 지피며 재벌 편을 들었다. 사설은 또 지금 미국 경제를 추락시키고 있는 원인이 회계부정을 통한 부당내부거래에 있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는 상황인데도 “정부는 미국 경제 위기설 등으로 한국 경제 기조가 불안정한 시기에 ‘정치적 의혹’을 살 만한 행동은 삼가야 한다”며 본말이 뒤바뀐 주장을 폈다. 이 신문은 29일치 39면에서도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본질이 투명할 수 없고, 경영을 민주화한다는 것은 기업을 죽이는 것”이라는 좌승희 한국경제연구원장의 말을 실어 공정위 조사를 비판했다. 동아일보도 26일치 사설(‘공정위 조사 무슨 의도인가’)에서 “아직은 공정위가 정치적인 의도를 갖고 조사하는 것인지 아닌지 판단할 근거가 확실치 않다”면서도 “이번 조사로 공정위가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기업 길들이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고 썼다. 사설은 또 “경제환경이 매우 불투명한 때에, 만약 정치적인 의도에서 조사를 재개한 것이라면 공정위는 큰 오점을 남기게 될 것”이라고 논리비약까지 하며 이번 조사를 비판했다. 이 신문은 지난 25일치(A12면 ‘정부비판 재계에 재갈 물리나’)와 29일치(B2면 데스크 전망대 ‘규제완화 역류는 안 된다’)에서도 재벌의 주장을 옹호했다. 중앙일보도 27일치 사설에서 “특별히 불공정한 혐의가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 불쑥 자료를 제출하라는 것은 재벌 길들이기”라며 전경련 쪽 주장을 소개한 뒤 “공정위는 조사의 필요성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지 못한다면 조사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민희 민언련 사무총장은 “족벌언론들은 지난해 언론사 세무조사 때도 지금과 똑같은 논리를 폈다”며 “잘못을 바로잡자는 취지를 무시하고 자신들의 이해관계에만 집착하는 족벌언론의 친재벌적 성격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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