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522 : 푸하하하하

다음 글은 바닐라 님이 '안티조선 지하철 선전전 중에 생긴 일'이라는 제목으로 게시판에 쓰신 글입니다.

<<<안티조선 지하철 선전전 중에 생긴 일...>>>

오후 5시 경....

7호선(생각보다 사람이 많더구만요...)에서 안티조선 전단지 돌리면서 의정부로 가던중...아마 1호선을 갈아타기 위한 도봉산역이었을 겁니다...

'으아~ 덥당~ 물 쩜 마시자... 이거 마실사람...몇개 꺼낼까???...' 전철을 기다리며 매점 냉장고 문을 붙들고 씨름(?)하고 있는데... 누가 툭툭~ 치더군여...

'예???'
'이거... 조선일보가 모가 문제라는 거예용? 나 조선일보 보는뎅~' 참한...중년의 아줌씨...가 눈을 반짝이며... 손에는 좀 전까지 우리가 나눠드린 핑크색의 전단지를 들고...
순간...무척 갈등 때리더군요... 션한 오투가 손에 있는데...난 이거 마시구 이 아줌씨는 누가 대신 커버해줌 안될꺼나...^^;;

하지만 갈등은 순간이었져~ 눈앞의 먹이(?)를 외면함 사냥꾼이 아니자나여???
금방 표정관리...(이거 중요함다, 엄청 편안하구 화사한, 방긋방긋 모드...)에 들어감과 동시에...작업(?)에 들어갔지요... 손에 든 O2... 아쉽지만...슬그머니 놨슴다...ㅠ.ㅠ

'아~ 조선일보 보세요?'
'그래요... 근데 이거 읽어보니까 보믄 안된다는 말 같은데... 난 아무불만 없거등요... 왜 보지 말라는 거죵???'

딱!!! 걸렸씀다, 흐흐흥~

'조선일보말구 딴 신문 보신적은 있으세여? 지금 신문 무지 많이 나오는데...'
'조선일보문 충분하자나여? 동아나 중앙보다 훨 낫든데...정보두 많구...'
'그렇죠...정보 많죠... 하지만 우리가 말하구 싶은 것은 다양화된 시각, 조선일보 말구 다른 시각으로도 한번 세상을 봐달라는 거예요'
'조선일보가 그렇게 나쁜가요? 난 잘 모르겠든데...'
'조선일보는 말씀하신대로 많은 정보를 주죠... 딴 신문들보다 세련되기도 하구요...하지만, 그거 생각해 보셨나요? 대기업의 폐해.. 많은 자본으로 기자 많이 뽑아서 많은 정보를 주고 독자를 많이 얻은 다음... 그다음 대기업들은 어떻게 하지요? 시장을 맘대로 주무르자나요... 신문도 마찬가지라구 봐요... 조선이 말하믄 검은 것두 희게되는 세상... 이런게 문제지요...'
'대기업...이라...'
'물론 많은 정보를 같은 가격으로 산다는 것은 소비자에게 좋은 일일수는 있겠으나 신문의 경우 여론을 조장할 수 있어 문제가 커요... 조선이 원하는대로 독자를 생각케하는 거... 멀리갈 필요도 없어요...서해교전과 의정부 여중생 압사사건... 조선에서 어떻게 다루던가요... 여중생의 죽음... 그거 정말 아무일 아닌 거 같아여??? 조선일보는 정보의 크기, 시각, 논조 등을 통해 독자를 자기네 입맛에 맞게 이끌고 있어요...독자들에게 자신들의 시각을 강요하는 신문...과연 옳다고 생각하세요?'
'그래도...딴신문...중앙이나 동아는 봐도 조선만큼 시원하게 안썼더라구요... 조선이 내 입맛에 딱 맞는 글들이 있어... 보는 건데...'
'잘 말씀하셨어요...입맛에 딱 맞는다고 하셨죠? 그거...장점 같지만 그게 바로 조선의 폐해랍니다... 신문이란 자고로 정보를 전달하고...그 정보의 판단은 당연히 독자가 해야 하는겁니다..그렇지요?'
'...예'
'근데...조선을 읽고 아~ 참 잘썼다라고 느낀다는 건 벌써 독자의 생각할 권리를 뺏은 거지요... 읽고 생각할 시간두 안주구,,,바로 결론을 내버리니...그것두 고르고 고른 우수한 문장력으로... 읽으면 다 감복하게 돼 있지요... 하지만 그게 바로 문제거든요...왜 생각을, 판단을 조선이 원하는대로 해야하는 겁니까? 그건 강요예요... 조선의 사설을 '~라면사설'이라고 하는데... 어찌어찌했다면, 어찌어찌하다...뭐 그런 투로 세상일을 쥐었다 놨다 하고 있어요... 그게 언론이 할 일이라구 보세요? 정보가 생명인 언론이?'
'....'
'아까 대기업을 비유해 말씀드렸는데...조선은 자본이 크죠... 그 큰 자본력으로 우수한 인재들을 뽑아다 유려한 문장력으로 무장시킨다음... 정보들을 예쁘게... 자기식대로 포장한 후 독자에게 선보이죠, 친절하게도 결론까지 지어서요... 이대로 길들여진다면 진짜 흰것을 검다해도 아마 믿을걸요? 어떠세요? 그런 느낌 안드세요? 지금 좋다고 느끼시는 게 바로 조선의 나쁜 점...이랍니다'
'그런...가요?'
'지금은 그래도 우리처럼 조선일보를 바로보자는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조선이 점점 더 커져 언론을 완벽하게 장악하면... 이런 운동두 없어질껄요? 세상을 보는 시각은 조선일보로 통일될 테니까... 설마 그런 세상이 오길 바라시는 건 아니시겠져???'
'그럼...몰 보죠?'
'뉴스...정보는 티비에서 얻으시구요...그게 젤 빨라요... 그리구 신문은 경제신문을 보세요...첨엔 좀 답답한 느낌을 받으실 거예요...하지만 요즘 경제를 모르면... 안되는 거 아시죠? 글구 경제신문은 어려우니까 배우는 것두 많아요... 한 한달만 참구 보시면 경제가 보이실 겁니다.. 저두 40년 보든 조선일보 끊구 경제신문으로 바꿨어여~'
'정말 존 얘기 많이 들었네요... 고마워여~'
'더 궁금한 거 있으시면...인터넷 하실줄 아시죠? 여기 주소로 들어와서 질문하세요... 많은 걸 아실 수 있답니다...'
'그래여...고마워여~'

흐흐흐....의정부까지 몇 정거장 동안... 나눈 대화입니다....

물론 이 아줌씨가 바로 조선을 끊는다고는 장담 못하져~
하지만 이렇게 한명이라도 설득하는 것이 우리 운동의 참 모습 아니겠습니까...

저는 오늘 .... 조선일보없는 아름다운세상으로 가는 한 걸음을 뿌듯하게 걸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