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흥덕구 사창동 후생사 상가에 가보면 백조 미용실이란 간판이 있다. 과연 이곳에서 무슨일이 일어 났을까? 머리를 손질하는데 있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본인의 의도대로 스타일이 잘 뽑아져 나오는 집을 골라 집중적으로 출입하는 경향이 있다. 소위 단골 집이다. 본인도 '이발하는데 있어서 시대가 요구하는 트렌드의 기준'에 구체적인 초점을 맞추며 눈알을 굴리고 사는 평범한 소시민중의 하나이다. 그래서 이유없이 백조 미용실을 다닌지 꽤 오래된 고객이 되었다. 물론 빈번한 출입이 실력 좋은 머리 손질 기술도 있지만 무엇보다 남자들의 또 하나의 기준 즉 '상당한 미인'축에 접근한 부분도 적지 않다^^ 아참! 그렇다고 본인을 혐오스런 시각으로 다시한번 쳐다보지 말기를 부탁한다. 어쨋든 아직도 테스토스테론이 왕성하게 분비되는 연세이지만 오래전에 아내를 내정해 살고 있고 그런 아내에게 충성도 높은 사랑으로 '지고지순'하게 잘 살고 있으며 또한 '용가리 통뼈'있는 가문에서 태어나다 보니 요람시절부터 깊이있는 남녀 칠세 부동석을 연구했으며 가훈 또한 '남여 상열지사 절대 금지'이다. 그러므로 본인의 인격은 완성도 높은 도덕성으로 채워져 있다. 다만 '상당한 미인축'을 언급한 주된이유는 이왕이면 다홍치마 라는 옛말을 빌어 읽는 이로 하여금 모세혈관을 자극해 이 글에 몰두하도록 하는 고도의 책략이 숨어있을 따름이다*^^* 서론이 넘 길었다. 그럼 도대체 이곳에서 무슨일이 일어 났을까? 함께 가보자. '안녕하슈' '어소세요' 의례적인 상호인사가 끝나고 전기의자(?)에 풀썩 주저 앉았다. '머리좀 깍아줘유' '손님! 이번엔 파마한번 해보세요.' '파마유? 아니유. 그냥 머리 깍아줘유. '왜요 파마하면 멋있으실 텐데' '정말이유? 그럼 어떤 파마 하면 이쁠까유?' '웨이브 파마 매직 스트레이트 파마...............' '아아니 그런 파마 말고 한겨레 파마나 조선일보 파마 아니면 최근에 나온 오마이 파마 같은것 없어유?' '예?' 멋적게 농담을 건네려는게 잠을자다 잠꼬대에도 튀어나오는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 아가씨는 그동안 배운지식에는 없는 무척 정치적인 파마용어에 다소 휘둥그레 졌지만 이내 의도를 알아차리고 맞받아 치기 시작했다. '좋아요 셋중에 어떤것을 해드릴까요? 아님 셋다 짬뽕으로?' 말을 해놓고 보니 되려 본인이 많이 어색해져 기를 쓰고 잘못설정된 방향으로 그녀를 더더욱 꾸겨 넣을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중에 조선일보 파마라는것을 하실줄 아세유?' '못할것도 없지요.' '어떻게 하실여구유?' '.........................' 문득 재미있는 생각이 떠올라 수건을 두른채 밖으로 달려가 차에 언제나 비상시를 대비해 '딱'을 여러 권 비치 해놓은것 중에 한권을 골라 그녀에게 같다 주었다. '이책에 조선일보 파마에 관한 역사적 형태학이 적혀 있어유. 읽어보시면 일제시대 부터 지금까지 일관성있는 수법이 몇개 있을거유. 며칠있다 올테니 그 부분을 정확히 짚어서 그대로 해주세유' 본인은 그녀가 그것을 읽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며칠있다 가면 언제나 처럼 웨이브나 스트레이트 파마를 권할것 이므로.... 며칠동안 그 일은 다른 세상사 잡다한 고민 속에 묻혀 버리고 까맣게 잊어버려서 다 태워 없어져 버렸다. 다만 머리가 너무 길다고 느끼는 시점에서 항상 그랜것 처럼 그곳을 같다. '어소세요. 기다리고 있었어요' '??!! 저를유' 속으로 아니 나를! 하면서 의아해 하고 있을 새도 없이 그녀는 말했다. '저번에 조선일보 파마 원하셨지요. 해드릴께요.' '예?....... 생각해 보니 그일이 새삼스럽게 떠 올랐다. '그래유. 해줘봐유' 그녀는 부지런히 파마준비에 들어갔다. 그녀의 눈빛은 무척 자심감으로 차있었으며 손에든 약품용기를 언제라도 내머리위에 들이 부을듯이 힘있게 들고 있었다. 그녀가 파마를 해주는 동안 코를 골며 잠을 잤고 밥 한끼먹고 차 한잔 할 시간이 지나가자 드디어 파마는 끝났다. '다 됐어요' 눈을 부비면서 잠에서 깨어나 거울을 보았다. 그런데 별반 다른 파마랑 다르지 않았다. '이게 조선일보 파마예유?' '예 그게 조선일보 파마예요' '아니 어떻게 이게 조선일보 파마예유?' '손님! 지금 손님 눈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잘 보세요. 기존에 있던 머리카락들을 일단 부풀였어요.그리고 손님을 돋보여주던 잘된 부분은 다른 부분과는 틀리게 거꾸로 말아 올렸구요. 또한 예정에도 없는 여기 한구석은 아예 말지 않았어요. 아참! 요금은 이만원인데 이만오천원만 주세요. 원래 조선일보 파마가 다른 것보다 조금 비싸거든요. 민족 머리잖아요*^^* '???????!!!!!!!!!!!???????....................' 놀라서 할말이 없었다. 워쩜 이렇게 정통한지.. 오천원 더 준다 해도 아깝지 않았다. 한잔 주길래 마시면서 그녀에게 소감을 물었다. '처음에는 책을 받고서 기분이 상당히 않좋았어요. 이분이 왜 이럴까 하는 기분에 나를 가지고 노나 생각이 드니까요. 그러나 집에와서 시간이 나길래 차근 차근 훌터보니 점점 더 열이 받어 급기야 화가 치밀어 올르더군요. 그래서 여러번 반복해서 읽어 봤어요. 그런데 여기에 써있는 글이 사실이예요?' 머리털 나고 조선 파마도 처음 해보았지만 특히나 한사람을 교화 시켰다는 묘한 기분은 안 당해본 사람은 모른다. 책을 여러권 주며 오는 손님들한테도 권해줄 것을 부탁 하면서 노사모 신분을 밝혔다. 그리고 머리 깍을때 노무현 칭찬좀 부탁 한다고 거듭 말을 했다. '노사모요? 그건 뭔가요? 처음 듣는데요. 그치만 노무현은 아줌마들이 말을 많이해요. 그래도 노무현이 낫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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