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물총 독립군님께 아룀.

생각할수록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을 어찌할 길이 없어 이렇게 펜을 듭니다.

물총 본부가 침수된지도 어언 보름이 넘었습니다.
저번 휴일 날은 공주교육대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나와서 본부 재건에 땀을 쏟아 붇고 갔습니다. 하지만 본부가 수마의 상처를 완전히 벗기 위해서는 더 많은 세월이 흘러야만 될 것 같습니다.

수해의 현장을 직접 찾아보면 물의 위력과 그 잔혹스러움에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큰물이 지나고 나니 웬만한 것은 그냥 쓸려 나가 행방이 묘연하고, 남아있는 것은 물을 먹게 되어 어느 것 하나 재사용이 불가합니다. 냉장고, 장롱, 세탁기, 이불, 옷가지 어느 것 하나 온전히 쓰지를 못하는 실정입니다. 그야말로 거대한 쓰레기만 산더미처럼 쌓이고 마니 당사자는 더욱 힘이 빠질 수밖에 없는 노릇이지요.

본부 물총 지킴이 추수 전정표 선생!
그는 이번 수마로 그가 지닌 전 재산(물질적인)을 모두 잃고 말았습니다. 그의 이름으로 된 토지나 가옥이 전혀 없는지라 수마가 삼키고 간 그의 살림살이야말로 그의 전 재산이나 다름없습니다. 하지만 추수선생께서 이번 수마로 잃은 것 중 가장 안타깝게 여기는 것은 수천 권에 달하는 각종 책들입니다.
'조선일보 없는 아름다운세상' 을 비롯한 각종 글을 집필하는 데 자양분이 돼준 수많은 책들을 이번에 모두 잃고 말았습니다. 물론 우리 독립군 필수 장비인 '조아세' 수천 권도 흔적 없이 홍수에 휩쓸려 갔습니다. 결국 높다란 이층 방에 올려진 낡은 컴퓨터 한 대만 달랑 남고 말았으니 추수선생의 처지는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지경입니다. 그나마 컴퓨터가 살아있어 본부지령이 유지되고 있음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지---

전국 물총 독립군 여러분!
이 상황을 어찌해야 할까요? 제가 좀 더 일찍이 이 문제를 제기하고자 했으나 추수 선생께서 극구 말리는 바람에 그저 주춤주춤 지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물총 출범부터 동지적 입장을 견지해온 저는 더 이상 이 상황을 곁에서 구경만 할 수만은 없습니다. 따라서 전국 독립군님께 몇 가지 제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조아세'를 납품 받고 아직도 대금을 청산하지 않은 독립군들께서는 하루빨리 대금을 청산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차마 말씀드리기 거북한 경우입니다만 현재 '조아세' 미납 대금이 700여 만원에 달하는 실정입니다. '조아세'가 수만 권 배포되었다지만 미납금으로 말미암아 본부는 적자운영을 면치 못하고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음, 추수선생의 희심의 역작이 또 다시 선보이게 됨을 알려드립니다. '히딩크의 적 한국의 적'이라는 제목의 책이 머지않아 선보이게 됩니다. 그야말로 조선일보의 허구를 족집게처럼 꼬집은 고성능 지뢰가 또다시 출현하게 되는 것입니다. 독립군들께서는 곧바로 신무기를 주문하시어 즉각 경향각지에 살포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신무기가 빠른 속도로 곳곳에 침투하는 순간 추수선생은 커다란 용기를 얻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독립군들께서는 추수선생께 실제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각자 고민해 주셨으면 합니다. 현재 추수선생께서는 필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의연히 버티고 있는 선생께 존경의 염을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더 이상 자세한 언급을 삼가 하겠습니다.
다만 이번 수마에서 겨우 빗겨간 그의 컴퓨터마저도 부팅하는 데 10여분 이상이 소요된다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물총과 추수 전정표 선생.
한국 언론사에 길이 남을 물총과 '옥천전투'는 추수 선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의 '반 조선일보'에 대한 내공은 단연 세계최고봉임이지요. 비록 초야에 묻혀 지내는 가난한 선비이지만 그로 말미암아 대한민국 언론개혁이 보다 진일보했음은 독립군 여러분들 모두가 인정하실 것입니다. 그러한 선생이 지금 참으로 어려운 지경에 처해 있습니다.
과연 이 노릇을 어찌해야 할까요?

이 글이 행여 추수선생께 만의 하나라도 누가 될 수 있다만 용서를 구합니다.

독립군 여러분의 행운과 건강을 빕니다.
감사합니다.

2002년 9월 17일
옥천 독립군 조만희 엎드려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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