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선 테이프'와 '김대업 테이프' 정치적 이해 관계에 따라 말을 바꾸는 조선일보의 보도태도를 고발한다 문성 기자 aemet@hanmail.net   대상에 따라 편리하게 말을 바꾸는 조선일보의 편파·왜곡이 극에 달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이회창 후보 아들 병역비리 은폐의혹과 관련, 폭로 당사자인 김대업씨가 12일 검찰에 녹취록을 제출하자 그 다음날 1면 하단에 <'김대업 테이프'의 진위 논란>, 2면 사설란에 <녹음테이프 진위 더욱 아리송>, 4면 종합란에 <녹음상황.편집여부가 '쟁점'될 듯>이라는 기사들을 연속적으로 게재하며, '김대업테이프의 진위'를 쟁점화하며 그 신뢰성을 물고 늘어졌다. 조선일보의 이런 보도태도는 지난 5월 최규선녹취록이 공개되었을 때와는 천양지차. 조선일보는 최규선씨의 테이프가 세간에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즉각 사설을 통해 "한마디로 가관이다. 대통령의 아들, 청와대 비서관, 경찰 간부, 국정원 직원, 희대의 브로커가 뒤죽박죽 등장하는 '최규선 테이프'는 국민을 경악과 수치심에 떨게 만든다"고 여권을 향해 공세를 펴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최씨가 녹음테이프에 담은 이야기들을 100% 신뢰할 수는 없다. 그 동안 그의 언행으로 보아 상당부분 픽션과 과장이 섞여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그 안에 담겨 있을 '사실'들을 찾아내는 일이다. 그 중에는 진행 중인 '게이트' 수사에 결정적인 전기가 되거나, 나아가 정권의 근간을 뒤흔들 만한 고(高)인화성 발언들도 적지 않다..."(조선 사설, 최규선 녹취록’에 담긴 4대 의혹, 2002.5.8) '최규선 테이프'에 대해서는 "정권의 근간을 뒤흔들 만한 고(高)인화성 발언들이 적지 않다"고 희희낙락하며 "100% 신뢰할 수는 없겠지만, 그리고 상당 부분 픽션과 과장이 섞여 있을 것임에 분명하지만, 그러나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그 안에 담겨 있을 '사실'들을 찾아내는 일"이라고 주장하던 조선일보가 한나라당의 근간을 뒤흔들 만한 고인화성 발언들을 담고 있는 '김대업 테이프'에 대해서는 다짜고짜 "테이프의 진위여부부터 가려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참으로 가관 아닌가. 조선일보는 같은 날 <본지입수 최규선육성테이프>라는 제목 아래 <밀항까지 시켜야 할 '엄청난 비리' 있나> <최규선씨가 밝힌 김대통령 당선자 발언>(이상 3면) <홍걸씨에게 보험드는 셈치고 3억 줬다> <마이클 잭슨 공연 사기수사>(이상 4면) < DJ "빨리 오게... 자네는 내 밑서 커야 하네">(5면) 등 3,4,5면에 걸쳐 최씨의 '나 홀로 육성'을 세부적인 항목으로 분류·소개하는 파격적인 친절과 열의를 발휘하기도 했다. 이는 김대업 녹취록에 등장한 김도술씨의 반박을 크게 소개하며 <"김대업에 조사 안받아... 모두 사기">라고 제목을 뽑은 것과는 크게 대조되는 것. 조선일보는 그 다음날인 5월 9일에도 <"규선아, 떠나버리자"의 진부>라는 제하의 사설을 통해 "최규선씨가 녹음테이프에 남긴 '청와대와 국정원이 동원된 밀항 권유' 주장의 진실 여부는 난마처럼 얽힌 수많은 의혹들의 최종 배후가 누구인가를 가릴 수 있는 열쇠다. 검찰은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 주장의 진위를 규명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검찰을 거듭 압박했다. 조선일보의 육성을 잠깐 들어보자. "물론 아직까지는 최씨의 일방적인 주장만 있다. 또다른 당사자인 청와대쪽은 이를 전면 부인하며 법적대응까지 공언하고 있다. 하지만 녹음내용 중에는 순수작문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 정황적으로 정교한 대목들이 적지 않다... 검찰은 모든 수사기법을 총동원해 이 같은 국민의 궁금증을 끝까지 풀어줘야 한다..." 최규선씨의 일방적인 주장과 그의 녹취록에 거론되는 수 많은 이들의 부인·반박에도 불구하고 최씨의 테이프에 대해서는 "모든 수사기법을 총동원해 이 같은 국민의 궁금증을 끝까지 풀어줘야 한다"고 검찰을 압박하던 조선일보가, 김대업녹취록에 대해서는 김도술씨 - 그는 현재 미국에 있으며, 귀국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 의 반박과 한나라당의 주장만을 근거로 해서 "진위 여부부터 가려야 한다"고 호도하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조선일보에겐 이회창 후보 아들 병역비리 은폐의혹과 관련한 최소한의 궁금증조차 없는 걸까? 언론의 생명은 신뢰에 있고, 신뢰는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불편부당과 공정성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여권에 타격을 가하는 일이라면 작은 흠조차 뻥튀겨 우려먹는 조선일보가 한나라당과 이회창 후보에게 불리한 일에는 장님행세, 귀머거리 행세, 벙어리행세를 하고, 그도 모자라 논점비틀기, 진위공방 등등 온갖 해괴한 장난을 일삼는 것은 그 스스로 언론이기를 포기한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조선일보는 차제에 한나라당 기관지로 이름을 바꿔다는 것이 어떠한가. 하니리포터에도 송고한 기사입니다. 2002/08/13 오전 12:15 ⓒ 2002 OhmyNews

이름   메일 (관리자권한)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