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말 지상파 방송의 외국인 소유지분을 20%까지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해 방송계 안팎에서 거센 반발을 샀던 에스비에스가 이번에는 윤세영 회장의 아들에 대한 태영주식 양도로 “방송 세습화”라는 언론관련 시민단체들과 학계의 비판을 받고 있다. 태영은 에스비에스의 최대 주주회사다. 윤 회장은 지난달 23일 자신이 가지고 있던 태영 주식 113만 2123주(14.8%) 모두를 외아들인 윤석민 에스비에스아이(SBSi) 대표와 며느리에게 넘겼다. 이번 주식양도로 윤 대표는 태영주식의 24.98%에 해당하는 190만8403주를 보유해 태영의 최대 주주가 됐다. 이로써 윤 대표는 에스비에스 주주총회를 소집해 대표이사 교체를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권리를 확보한 셈이다. 이를 두고 전국언론노조와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민언련) 등 언론단체들은 윤 대표의 에스비에스 경영 복귀를 통한 ‘방송 세습화’가 시작된 것이라며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민언련은 최근 ‘이제 방송도 족벌 세습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태영은 에스비에스 방송 허가권을 따낼 때부터 ‘정권의 특혜’라는 말이 무성했고 그 뒤로는 시청률 경쟁 및 저질화를 심화시키는 등 방송의 공익성 저해에 앞장서 왔다”며 “방송철학을 무시한 족벌 세습을 반대한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도 성명을 내어 “윤 대표는 지난 1996년 이사대우 기획편성 본부장으로 있으면서 에스비에스의 구조조정을 지휘하다 노조 반발로 퇴진한 경력이 있고 그가 대표인 SBSi는 수익을 위해 음란성 영상물까지 판매했다”며 “윤 회장 일가의 에스비에스 경영세습과 방송사 사유화를 소유구조 개편 및 방송사 재허가제도 등 방송법 개정을 통해 총력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김용백 위원장은 “전파는 국가가 관리하는 국민의 재산”이라며 “현행 방송법상 재허가심사가 너무 허술해 방송 허가권을 일단 따내면 계속 유지하게 되는데, 유럽등 외국은 방송사 운영의 자격이 떨어지면 허가취소 등 방송의 공공성 유지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대 김승수 교수도 “태영 쪽은 공공의 재산인 전파를 한시적으로 임대받았음에도 코스닥 상장에 이어 세습까지 하려하고 있다”며 “방송위원회가 좀 더 엄격하게 이를 단속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에스비에스쪽은 “윤 회장의 주식 지분이양은 시기를 앞당겨 정당하게 이뤄진 것”이라며 “지난 4일 에스비에스 경영협의회에서 윤 회장이 적어도 5년 안에 경영권 승계는 없을 것이라고 밝힌 이상 외부의 반응은 다소 지나친 감이 있다”고 말했다.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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