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강제투입 언제까지 갈 것인가? 송호정 기자 bukak1@lycos.co.kr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아파트로 이사온 이후 일요일마다 해야 할 일이 생겼다. 다름 아닌 현관 앞에 쌓인 일주일치 신문을 묶어서 단지 내 폐지수집소로 보내는 일이다. 이 신문들은 신문으로서의 역할은 해보지도 못하고 바로 폐지수집소로 가는 것이다. 내게 이 신문들은 한마디로 천덕꾸러기다. 우리 집으로 배달되는 순간 쓰레기 대접을 받다가 주말이면 어김없이 폐지 수집소로 직행을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신문에 끼어들어온 광고찌라시들은 종종 바람에 날려 아파트 복도를 지저분하게 하는 주범이 되기도 한다. 아파트 부녀회에서 운영하는 폐지수집소는 일요일 아침 8시부터 9시까지 한 시간으로 한정되어 있다. 일요일 아침은 황금같은 시간이다. 그런데 나는 이 신문들을 처리하기 위해 그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전에 살던 사람이 이 신문을 구독했던 모양인데, 이사온 지 8개월 동안 무가지 투입이 계속되고 있다. 배달된 신문을 일부러 현관 앞에 무질서하게 쌓아두기도 했다. 신문 배달원에게 당신이 배달하는 신문이 나에게는 쓰레기와 다름없으니, "신문투입은 제발 중단해주시오"하는 무언의 항의 표시였던 것이다. 그래도 신문투입이 계속되자 아내는 "저희 집에 배달되는 중앙일보는 쓰레기입니다"라는 품위 있는 경고 문구를 붙였다. 그런데 이 경고 문구는 다음날 뜯겨지고 무가지 신문 투입은 계속 되었다. 이삿짐을 옮기던 날 이 신문사 지국에서 맨 먼저 경품을 들고 찾아왔었다. 구독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혔지만, 아침마다 신문은 어김없이 배달되었다. 그 후로도 이 신문사 지국에서 갖가지 경품을 들고 수차례 찾아왔다. 그때마다 나는 신문투입 중단을 요청했고, 두 번째 찾아 왔을 땐 당신네 지국을 신문협회나,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겠다고 반 협박 조로 이야기했지만, "다른 신문들도 마찬가집니다"라는 말만 들었다. "담배끊기보다 더 어렵다는 게 신문끊기"라는 말이 유행어가 된 지 오래다. 사실 나는 우리 집에 무가지로 뿌려지는 신문에 대해서 아예 관심이 없다. 단지 폐지 처리하는 게 조금 귀찮을 따름이다. 넣을 테면 넣어라! 기꺼이 내가 폐지로 처리해주마! 오기가 발동하기도 했다. 거대 신문사와 내가 벌이는 이 작은 투쟁에 아무도 관심을 갖는 사람은 없지만, 내 개인적으로 이 쓰레기 같은 신문을 곧장 폐지수집소로 보내는데 작은 희열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내가 이 신문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는 첫째 이유는 아무리 신문투입을 중단하도록 요청해도 들은 척도 하지 않는 신문사 지국의 무례함 때문이고, 둘째는 배달된 신문을 보지 않기 때문이고, 셋째는 해당 신문사 지국에서는 신문구독료를 청구할 생각도 하지 않고 있고, 설사 청구하더라도 신문대금을 낼 생각이 추호도 없기 때문이다. 언제쯤 이들 신문사들의 불공정거래 행위가 끝날 수 있을까? 나는 언제 이들 신문사의 강제투입을 중단시킬 수 있을까? 불공정거래 행위가 발붙일 수 없는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가는 일, 독자가 나서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 신문협회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접어야 한다. 2002/10/18 오전 11:06 ⓒ 2002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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