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인위원회의 신문읽기 6> '신문의 직무유기'는 중대한 '범죄' -동의대 사건,사실보도가 우선이다 최민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사무총장) motheryyy@hanmail.net 몸에 문제가 생기면 질병에 걸린다. 질병의 원인을 정확히 찾아내야 병을 고칠 수 있다. 사회도 때로 병에 걸린다. 발병초기에 원인을 찾아내면 중병을 막을 수 있다. '원인 찾기'에 실패하면 치료는 불가능 해지고 사회는 '중병'에 신음한다. 우리 사회는 난치병에 걸려 있다. 제대로 된 처방전은 실종되고 엉뚱한 '처방과 진단'이 난무하는 지금 사회병을 치료할 '명의'는 어디에 있을까. 우리는 이지점에서 언론에 주목한다. 언론은 '사실보도'로 사회병을 진단할 자료를 제공해주고 '명의 찾기'에 힘을 보태야 한다. 언론이 사실보도에 소홀하거나 심지어 사실을 왜곡할 때 '명의 찾기'에 힘을 보태기는커녕 사회를 '죽음에 이르는 병'에 빠져들게 한다. 동의대사건을 놓고 논란이 거듭되고 있다.'언론'도 논란에 가세한 상태다. 지난 89년 5월초 벌어진 동의대사건은 진압과정에서 7명의 경찰이 사망했고 무려 75명의 학생이 구속 기소되었으며 무기징역과 20년형을 선고받은 학생이 각 1명, 15년형 1명등 중형을 선고받는 '끔찍한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다. 지난 89년 5월 4일자 조간신문들은 "인질 경찰 분신시켰다" "학생들이 경찰 발등 밟아 추락시켰다"는 기사로 이 사건을 대서득필 했다. "인질로 잡고 있던 전경의 옷을 벗겨 신나를 뿌리고 인질 경찰을 분신시켰다"(조선일보 89년 5월 4일) "학생들이 신나에 불을 지르는 바람에 온몸에 2-3도의 화상을 입어 달아날 곳이 없어 창틀에 매달린 경찰을 2명의 학생들이 발등을 밟아 추락시켰다"(같은 날 대구매일) 그리고 지난 4월 26일 동의대사건이 민주화운동으로 인정되자 경찰과 유족측은 이 사실을 헌법소원했다. 일부언론도 이에 가세했다. 조선일보는 4월 20일에 "시너를 뿌리고 불질렀는데 동의대 사건이 민주화 운동", ‘조선일보를 읽고’(독자마당) 등등을 통해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다가 지난 7월 12일에는 문부식씨 입을 빌어 "동의대 사건 민주화 운동인정을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조선은 사설 ‘한 지식인의 치열한 자기성찰’을 통해 문씨의 발언을 '지식인의 성숙한 용기'로 부추기며 '동의대사건 민주화운동인정'에 제동을 걸고 있다. 다른 신문들도 "...동의대 사태 학생들을 민주화운동관련자로..같은 혼란을 느끼고 있다" (동아일보 7월 11일 사설 ‘한총련간부 민주화인정 문제 있다’)거나 "동의대 사건 관련자 46명을 민주화운동관련자로 인정해 논란을..벌써 잊었는가."(중앙일보 7월10일 사설 ‘한총련 간부 민주화인정 논란’)라고 묻고 있다. 과연 “1989년에...경찰관 7명을 죽인 '부산동의대사건' 관련자를 민주화운동으로 인정하는 행위는 파행정치의 비근한 보기”(문화일보'방향감각을 잃어버린 사회')인가. 관련 학생들은 정말 ‘경찰관7명을 죽였나.’ 동의대 사건관련자들은 지난 4월 29일자 조선일보 기사 “시너를 뿌리고 불질렀는데 동의대사건이 민주화운동”을 언론중재위에 제소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이미 ‘현장에 시너가 없었고’ ‘학생들이 불을 지르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 진입시 학생들은 옥상으로 피신한 상태였고 ‘경찰의 발등을 밟아 추락시킨 일도 없었다.’ 사실을 확인(취재)하지 않고 ‘논평’하고 ‘주장’하려할 때 진실확인은 어렵다. 이런 행위는 ‘어떤 목적’아래 ‘왜곡된 사실’로 진실을 은폐하려는 행위로 치부될 우려도 있다. 동의대 사건을 놓고 민주화운동이다, 아니다 논란하기 전에 우선 우리는 ‘사실을 확인해야 한다.’ 왜 언론은 ‘동의대사건 진상규명위원회’구성을 요구하지 않는가. 논란을 거듭하고 있는 ‘화재원인’(당시 경찰관 7명을 죽게 했던)을 추적 해 보도하지 않는가. 사실보도 없이 일부 신문이 ‘민주화운동이 아니다’라는 주장만 되풀이 한다면 이는 명백한 직무유기다. 중요사안에 대한 언론의 직무유기야말로 ‘국가를 위태롭게 하고 사회안전을 저해해’ 사회를 병들게 하는 범죄가 아닐까. <13인위원회의 신문읽기 7>은 7월 23일(화) 이용성(한서대 신방과 교수)씨로 이어집니다. =========================================================================== 2002년 대선을 앞둔 시기, 신문의 편파·불공정·왜곡보도에 대한 감시운동을 위해 각계 전문가들이 자발적으로 나서고 있다. 민주화운동의 대표세대인 3,40대가 주축이 되어 결성한'희망네트워크'(www.hopenet.or.kr)의 <13인위원회의 신문읽기>는 매주 화, 목, 토 격일간격의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다. “13인위원회의 신문읽기”에는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최민희 사무총장을 비롯해 문학평론가 김명인씨,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의 저자 홍세화씨, 성공회대 한홍구 교수, 남북문제 전문가 김창수씨, , 권오성 목사, 상지대 서동만 교수, 김택수 변호사, 한서대 이용성 교수, 중앙일보 문화부장을 지낸 방인철씨, 대학생 오승훈씨, 소설가 정도상씨 등 각계 전문가가 함께 하며 일반 독자 1인의 기고를 포함한다. 독자로서 필진에 참여하고자하는 분들의 기고와 ‘최고-최악의 기사’에 대한 의견은 희망네트워크 홈페이지(www.hopenet.or.kr)「독자참여」란이나 dreamje@freechal.com을 이용.-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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