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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빈 신의주 행정특구 장관이 여론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고아 출신으로 김일성 전 북한 주석의 아들이라는 의혹과 탈세에 따른 체포설 등 다양한 얘기가 떠돌고 있다. 그러는 사이에 네덜란드에서 화훼산업으로 부자가 된 ‘인간승리의 주인공’이라는 초기의 이미지도 흐릿해지고 있다. 사생활에 대한 것은 제쳐놓더라도 각종 의혹도 구체적인 증거가 없는 상태여서 뭐라고 하기는 어렵다. 문제는 최근 며칠간 가까이에서 지켜본 그의 행태다. 그는 신의주 특구 초대 장관이란 무게에 걸맞지 않게 책임질 수 없는 말을 함부로 하고 있다. 그의 일거수 일투족은 북한 개방·개혁의 방향 및 성공 여부와 관련해 세계 언론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그만큼 말과 행동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는 지난 27일 “30일부터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인이 무비자로 신의주 특구를 방문할 수 있다”고 전격 발표한 뒤 궁지에 몰려 있다. 그의 말을 믿고 어우야그룹이 있는 중국 랴오닝성 선양을 찾은 한국과 일본 기자들의 북한 입국 비자 신청이 선양 주재 북한총영사관으로부터 모두 거부당했기 때문이다. 39살의 젊은 양빈 장관에게 바라고 싶은 것은 우선 사기업인 어우야그룹의 회장이기에 앞서 신의주 특구 장관의 모습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스스로 “남북 관계의 복잡성을 미처 생각하기 못했다”고 실토한 것처럼 그는 한반도를 둘러싼 정치·외교적 상황을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신의주 특구 초대 장관이란 역사적 임무를 자각하고 더욱 치밀하고 신중한 태도를 갖출 필요가 있다. 한국 언론들도 신의주 특구 개발의 시작단계에서 그에 대한 의혹을 부풀리고 불신감을 조성하는 등 ‘대안없는 매질’을 하기에 앞서 애정어린 비판을 할 필요가 있다. 신의주 특구의 성공은 한반도 평화의 구축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한국 경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그는 1일 어우야그룹 건물에서 티셔츠 차림으로 기자회견을 하던 도중 담배를 꺼내물고 주위 기자들에게 권할 만큼 소탈한 풍모와 강한 추진력을 지녔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선양/ 하성봉 특파원 sbha@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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