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의 아들 병역비리로 몇 개월 째 정국이 공황상태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이 검찰 방문 항의와 정보 요청에 이어 이번엔 MBC 보도를 문제 삼고 있다고 한다. '이회창후보의 아들 정연씨'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특정 후보 흠집 내기라는 것인데... 뭐 낀 놈이 움직이면 냄새가 더 난다고, 병역수사 관련 한나라당의 반응과 움직임을 보면 더욱 더 의혹이 짙어질 뿐이다. 대변인과 수 많은 부대변인들을 총동원하여 매일같이 검찰과 의혹수사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국회 과반수를 넘는 거대 야당으로서 정권의 안위를 위협하기까지 한다. 율사출신 한나라 국회의원들을 검찰청으로 보내 근거도 없이 기획수사라며 목청을 높이고, 국가의 수사권을 흔들기 일쑤이니 냄새가 날 수 밖에. 대한민국의 제1당, 한나라당에는 민주주의의 삼권분립 개념이 없는 것인가, 아니면 대주주(?)가 사법부 출신이라 사법부의 공개적 수사권 마저 우습게 보이는 것인가? 일개 국회의원들이 검찰청에 몰려다니며 목소리를 높인다는 것 자체가 제대로 된 민주주의라 할 수 있는지 한나라당에 묻고 싶다! 후보 탄압을 위한 음모이기 때문에 어쩔수 없었다고? 영어로 답하자면 'Bull Shit'이다. 만약 이회창후보를 모함하고 낙마시키기 위한 청와대, 여당과 검찰의 근거없는 자작극이라면, 한나라당이 이렇듯 검찰과 언론사까지 뒤흔들며 핏줄을 세울 필요가 있을까? 달력을 보라, 지금이 21세기, 2002년이다. 아무리 대한민국이 권력에 의해 굴절되고 암울한 현대사를 보냈다고 한들, 민주화를 이룬지 10여년이다. 일개 검찰과 일개 정권이(그것도 정권말기 레임덕의 정권이) 유력 대통령후보에 관련된 결정적 비리를 TV 드라마 만들듯이 연출하고 각색할 수 있다고 보는가? 현 시점에서 이 정도의 시나리오를 DJ 정권이 추진할 능력이 있다고 믿지 않는다. 더우기, 만약 이회창 후보의 말대로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러움이 없다면, 이것은 이후보에게 청와대로 가는 직행 티켓이 아닌가. 검찰이 병역비리와 관련해 어떤 결과도 내지 못한다면 한나라당과 이후보에게 강한 의혹과 비난을 퍼부었던 민주당과 노후보는 국민적 신뢰를 잃으며 지도부의 정계 은퇴와 후보 사퇴까지 감수해야 한다. 현 상황은 민주당과 한나라당, 누구 하나는 죽어나가야 하는 전쟁인 것이다. 집권당의 조작이라면 이회창 후보는 그 '청렴함'이 다시한번 빛을 발하며 너무나 쉽게 이회창 정권을 열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들썩이며 온 나라에 냄새를 풍기고, 핏대를 세우며 언론사 협박에, 검찰 위협을 일삼는지 이후보의 결백을 믿고 싶은 나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더우기 요며칠 한나라당의 MBC 보도내용 비난을 보면 이 나라가 지금 군사독재 시절인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MBC는 김홍업, 홍일 사건을 다루면서도 공정히 '대통령 아들, 혹은 김대중 대통령 아들'이라는 표현을 썼었다. 조선일보 역시 언제나 '대통령 아들' 수사를 소상히 보도해 왔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 검찰청 중앙수사부는 13일 대통령 차남 김홍업씨가 출처가 의심스런 16억원을 돈세탁한 사실을 확인하고, 돈의 출처를 밝히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습니다..." [5월13일 MBC] "...남경필 한나라당대변인은 3일 논평을 내고 김대중 대통령의 차남 홍업씨를 소환 조사할 것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6월3일 MBC] "...김대중 대통령의 차남 홍업씨가 탈세와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됐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1일 보도했습니다..." [7월12일 MBC] "... 또 대통령 차남 김홍업(金弘業)씨가 전날 공판에서 “(기업체로부터 받은 돈을)아태재단 운영비와 야당생활을 같이 한 사람들의 지원비 등으로 사용했다”고 한 진술을 인용하며 아태재단이 권력비리의 온상이라고 공격하는 등 반격도 시도했다..." [8월24일 조선일보]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언론의 공정성 개념이란, 부정에 연루된 DJ는 자꾸 반복해서 보도해주고, 의혹에 휩쌓인 자당의 후보 성명은 철저히 빼달라는 앙탈이 아니고 무엇인가. 막말로 수천만 유권자들에게 이정연이 누군지 알게나 뭔가. 이회창 후보의 장남 이정연, 그리고 이회창 후보의 차남 이수연으로서 뉴스가 되는 것이 아닌가. 대한민국 국회의 평균 IQ야 온 국민이 한탄할 정도지만 그래도 언론의 공정성을 이야기 하며 '우릴 욕하는건 무조건 안돼'라는 식으로 일관하는 것은 군사독재 시절 언론통제와 무엇이 다른가 말이다. 민정당을 모태로 삼는 한나라당이여, 제발 옛버릇 좀 고쳐라. 들썩일 때마다 냄새가 나는 한나라당이여, 자중하라! / 반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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