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변언론 대한매일 폐간하라” 지난 21일의 ‘대통령 선거와 언론의 역할’ 토론회에서는 토론자로 참석한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이 이화여대 조기숙 교수와의 토론 과정에서 “정권에 따라 사장이 임명되고 논조가 바뀌는 관변언론 대한매일신문은 폐간돼야 한다”고 밝혔다가 이를 취소하는 등 토론회장을 일순간 긴장된 분위기로 몰아넣었다. 조교수가 “조선·중앙·동아일보가 신문시장의 70% 이상을 독점하고 있는 왜곡된 시장구조를 바로잡기 위해 약간 진보적인 색채를 띠는 경향신문과 대한매일, 그리고 비교적 중립적인 한국일보 등이 통폐합돼 ‘중도진보’를 표방하는 하나의 거대한 신문을 만들어 조·중·동과 맞설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자 김의원이 대한매일은 진보언론으로 볼 수 없다며 이같이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김의원은 또 “지금처럼 다양한 매체가 존재하는 시대에 한 언론을 위해 정부가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대한매일의 운영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김의원은 그러나 함께 토론자로 나선 숙명여대 이남영 교수로부터 대한매일이 민영화됐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사실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발언을 했다. 만약 사실이 그렇다면 대한매일과 관련한 발언을 취소한다”며 서둘러 해명에 나서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민영화 추진 1년7개월만인 지난 1월 일단 민영화 작업을 매듭짓고 우리사주조합이 39% 지분의 최대주주가 돼 57년간 이어져온 정부 소유에서 벗어난 대한매일의 변화상을 전혀 알지 못한 김의원이 그만 ‘말 실수’를 하고 만 것이다. 대한매일 강성남 전 노조위원장은 이에 대해 “우리가 정부 소유로부터 독립이 된 지 얼마 되지 않다 보니 아직 ‘관변 언론’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명색이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의 대한매일에 대한 인식이 5공 시절 수준에 머물러 있다니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김문수 의원은 지난 23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국고로 신문사가 운영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 당시 발언의 취지였다”며 “그러나 민영신문에 대해 국회의원이 나서서 폐간 운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권재현기자〉 최종 편집: 2002년 08월 26일 19: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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