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환 총리서리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매일경제> 편집국 고위간부들이 한나라당 주요 당직자들과 면담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또 국회 총리인사청문특위 인선 직후 일부 특위 위원과도 접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장 총리서리가 사장으로 재직했던 매일경제신문사가 총리인준안의 국회통과를 위해, 편집국 간부를 동원해 조직적으로 정치권 로비를 벌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매일경제의 권대우 편집국장과 조현재 정치부장 등은 지난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를 방문해 서청원 대표, 이규택 원내총무, 김영일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자들을 각각 10여분간씩 잇달아 만났다. 이 자리에는 당 출입기자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규택 한나라당 총무는 이날 면담에 대해 “‘그냥 인사드리러 왔다’고 해서 잠깐 대화를 나눴으며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다”며 “인터뷰를 한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 총무는 “언론사 편집국장과 정치부장이 인사를 하기 위해 직접 당사를 찾는 일이 극히 드문데다, 소속 신문사 사장이 총리서리로 임명된 상태여서 방문 목적을 대강 눈치챌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하순봉 국회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은 매경 간부와의 접촉 여부에 대해 “확인해줄 수는 없다”면서 “다른 위원들한테는 이리저리 연락도 오고 만난 것 같은데 그런 걸 한다고 흔들릴 것도 아니고 공평무사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택수 한나라당 특위 간사는 “특위위원 선정 직후에 매경쪽에서 전화를 걸어와 만나자고 했으나 ‘바쁘고 만나도 할 이야기가 없다’고 거절했다”면서 “결국 전화상으로 몇마디 했는데 다른 위원들 중에는 직접 만난 사람도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안 위원은 “자기 회사 사장이 (총리 후보자로) 나왔으니 부탁도 하고 그러는 것인데, 전화하는 거야 문제가 되겠느냐”며 “(전화한 사람은) 간부라고만 해두자”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매일경제 편집간부들이 인터뷰 등 취재목적으로 당을 찾은 것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며 “워낙 이례적인 일이라 서 대표의 경우 같은 시각에 잡혀 있던 다른 언론사와의 정식 인터뷰까지 뒤로 미루고 이들을 만났다”고 밝혔다. 매일경제 편집국 간부들이 민주당 관계자들을 만난 것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최민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사무총장은 “권력을 감시해야 할 언론사의 편집국장과 정치부장이 정치인들을 만나 소속 회사의 전직 사장을 위한 활동을 한 것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언론사상 전례가 없는 부끄러운 일이 빚어진 것은 ‘권언유착’의 비난 속에 언론사 사장을 총리로 앉혔을 때부터 예견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현재 매일경제 정치부장은 “취재 목적으로 방문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며, 편집국 간부들과 서 대표 면담에 참석했던 매경쪽 관계자는 “그 자리에서 총리에 대해서는 일언반구의 언급도 없었다”고 말했다.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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