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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칸(khan) ♧ 2002/8/26(월) 15:56 (MSIE5.01,Windows98) 211.228.205.37 800x600 ♧ 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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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어른과 조선일보 나의 장인어른은 초등학교 교사였다. 1997년 대통령 선거때 내가 김대중 후보를 지지하며 선거운동에 뛰어들자, 장인어른과 장모님은 김대중 후보를 지지하셨다. 그런데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고 바로 교원 정년이 단축되었다. 장인어른은 회갑이 넘어 명예퇴직을 하셨고 그후로 나는 장인어른 앞에선 김대중대통령 이야기는 끄집어내지도 못했다. 2002년, 민주당 국민경선이 시작되고 난 노무현 후보를 지지하였다. 그러자 어느날 저녁식사를 같이 하면서, 장인어른과 장모님은 이제 민주당은 지지하지 않는다고 하셨다. 아이고 야단났다. 며칠 후, 난 하나의 방법을 생각해냈다. 그리고 처가에 갔을 때 장모님 귀에다 대고 살짝 이야기 했다. "이회창이가 대통령되면 저 구속될지도 몰라요." 그러자 장인어른도 덩달아 지난 경선에서 노무현 후보를 지지하셨다. 시집보낸 귀한 딸, 혹시라도 남편 감옥보내고 과부될까봐 걱정되셨는가 보다. 그런데 그 문제는 해결이 되었는데 한가지 문제가 남아 처가만 가면 장인어른과 논쟁이 붙었다. 17여년간 구독하고 있는 조선일보 탓이었다. 몇차례나 끊어시라고 말씀드렸건만 도무지 먹혀들지가 않았다. 조선일보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장인어른의 논리에 난 항상 부딪히다가 어느 날, "조선일보 없는 아름다운 세상" 책을 선물이라며 갖다 드렸다. 마지막 수단이었다. 명예 퇴임후 책을 가까이 하시면서 내가 본 책들을 가끔 가져다 읽어시는 분이라 이 책도 완독하실거라 믿었다. 2002년 8월, 오랜만에 처가에 갔다. 아내와 아들은 먼저 가있고 난 퇴근하고 바로 갔었는데 저녁시간이었다. 인사를 드리고 바로 밥상을 받았는데 밥상머리에서 장인어른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김서방! 나 그 책읽고 조선일보 끊었어" "네!" 무척이나 놀랬다. 그토록 고집하시더니 그 말씀에는 그동안 조선일보를 구독한 것이 잘못되었다는 인정함도 묻어나왔다. "잘하셨습니다" 그런데 조선일보 지국에서 사람이 나와 얼마간 더 봐야 한다고 해서 17여년이나 봤는데 뭘 더 보냐고 하니까 이사와서 무료로 본 것이 있어 더 봐야 된다고 했다나. 그만큼 봤는데 이제 안본다고 하시니까 무료로 본 것에 대한 구독료를 내라고 했다나. 이 말을 들은 장인어른 그냥 혼을 내서 보냈다나. 그만큼 말씀을 드려도 끊지 않으시더니 작은 책 한권을 읽고는 바로 끊어 버리시다니 책의 위력이 대단했다. 친일한 부분에서 굉장히 분노하신 것 같았다. 난 결혼전 처가에 인사드리러가서 저녁을 두 그릇 먹어치운 기억을 하며 그날 저녁도 두 그릇 먹어치웠다. 장모님께서 부엌에서 지긋이 웃으시며 장인어른과 나를 바라보고 계셨다. 이제 나의 친가나 처가쪽에 조선일보 보는 분은 아무도 없다. 아! 조선일보 없는 아름다운 세상!  미포만황: 실천하시는 용기 부럽군요. ....새세상을 여는 작은 실천이 무척 아름답군요. [08/27-20: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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