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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민족혼 ♧ 2002/8/3(토) 10:38 (MSIE5.01,Windows98) 210.115.176.42 1024x768 ♧ 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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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북한 중에서 양자택일? -조선일보의 편가르기 강요 (지난 해 9월, 충격적인 여객기 테러 사건 후에 조선일보가 쓴 사설을 보고, 어이가 없어 제 직장 게시판에 올렸던 글입니다. 옛날 글들만 계속 올리는 것이 조금 쑥스럽지만, 이 글들 올리고, 제가 그동안 받고 있는 구박을 생각해서, 너그럽게 보아 주십시오.) 오늘 조선일보 사설을 보고 저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조선일보가 어떤 신문인지 잘 알고 있었던 저로서도 설마 이런 사설을 쓸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부시대통령의 의회 연설에서 전세계를 향해 요구한, "미국과 함께 하든지, 아니면 테러리스트와 함께 하든지" 양자 택일하라는 이분법적 편가르기에 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조선일보는 그같은 흑백논리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의 비판도 없이 북한을 테러리스트 진영에 속하는 것으로 단정하고 이제 남한이 미국과 북한 중에서 택일해야 한다고 현정부를 몰아세우고 있습니다. 글을 읽어 보시면 알겠지만, 북한이 계속 테러리스트 진영에 남아 있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 북한이 앞으로라도 테러리스트 지원국에서 벗어날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혀 인정하지 않는 극단적인 냉전 대결 논리를 느낄 수 있습니다. 심지어, 현 정부가 보란 듯이 노골적인 반미운동을 고취하고 조장해 왔다는 매우 민감한 주장까지 거침없이 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에 대한 우리 어린이들의 추모 기도가 부시 연설에까지 언급될 만큼 미국 눈 밖에 나지 않으려고 나름대로 노력했다는 사실은 벌써 잊어버린 것 같습니다. 아니면 종속된 국가로서 너무도 당연한 행위로 치부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정부가 앞으로 취해야 할 바람직한 외교는, 미국과의 전통적 동맹 관계를 잘 유지하면서, 북한을 '불량국가'에서 평화지향적이고 이념보다는 실리를 중시하는 안전하고 대화 가능한 집단으로 변모시켜 궁극적으로 실질적이고 평화적인 '흡수 통일'을 이룩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왔던 저로서는 조선일보의 '분단 고착과 남북대결 국면의 지속'을 지향하는 아래의 주장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미국의 품에 계속 안겨 있으면서도 북한을 함께 포용할 수 있는 길이 분명 있는데, 애써 둘 중에 하나만 선택하라고 강요하고 있는 조선일보의 심술궂은 주장을 이해할 수 없단 말입니다. 여러분들은 이해가 되시는지 직접 한번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사설] 세계적 ‘반테러 동맹’과 남북한 (조선일보) 부시 미국 대통령은 21일 전세계 모든 나라들을 향해 『우리(미국)와 함께하든지 테러리스트와 함께하든지…』 양자택일 할 것을 요구했다. 한마디로 미국이 탈냉전기의 경제적 실리 위주 대외정책 또는 준고립주의적 대외정책에서 다시 전세계를 「적과 우군」으로 가르는 새로운 편짜기 정책으로 나가겠음을 선언한 셈이다. 이를 계기로 국제정치 판도는 미국이 주도하는 「지구적 반테러 동맹」과 그 반대쪽의 「테러리스트 네트워크」 사이의 한판승부로 재편되게 되었다. 유럽, 중동, 아시아 등 여타지역 국가들은 미국의 이런 새 편짜기 정책에 대해 가부간 찬반의 응답을 해야만 할 처지에 몰렸으며 아마도 적극적인 호응과 소극적인 호응, 엉거주춤한 자세, 그리고 부정적인 반응 등 여러 유형들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미국이 아랍권과 이슬람 신앙 자체, 그리고 그곳의 선량한 국민들 전체를 적대시하지 않고 오로지 테러조직과 당사자들만을 응징하려 하는 한, 다수국가들은 미국의 「반테러 연대」 호소에 부정적으로 반응할 명분이나 이유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남북한의 경우는 어떠할 것인가? 우선 북한은 아직도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 끼어있다. 이 점에서 부시 대통령의 연설이 지목한 『오늘 이후로 테러리스트에 대한 지원(support) 또는 보호(harbor)를 계속하는 나라는 미국에 의해 적대적(hostile) 정권으로 간주될 것이다』라고 한 범주에 북한이 실제적으로 해당하는지의 여부가 중요한 관건이다. 우리 정부는 이 점을 면밀히 살펴 대처해야 할 것이다. 만약 해당된다면 현정부의 지금 같은 낙관적 대북기조가 미국의 강력한 「반테러 세계질서」 추구와 앞으로 어떻게 양립할 수 있을지 자못 우려된다. 그동안 정부는 남북관계를 이른바 「민족문제」라는, 우리가 보기에는 대단히 생소하면서도 내향적·방어적인 개념에서 바라보려 했다. 그리고 사회적으로는 정부가 보란 듯이 노골적인 반미운동이 고취되고 조장돼 왔다. 그러나 이제 미국이 다시 단호히 분기한 마당에 전통적 한·미동맹과 「DJ식 햇볕」 사이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과연 어떤 자세를 취할지 주목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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