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enigma ♧ 2003/1/12(일) ♧ 추천: |
노무현 당선자가 해야할 일 우선 이번 대선으로 정치적 희생양 홍경령 검사님의 석방과 복직을 시켜야 한다. 권영빈 칼럼] 폭력에 대한 물음2 장동건이 조직 사무실을 나섰을 때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는 개의치 않고 양복 깃을 올린 채 담배 한개비를 빼물어 불을 붙인 다음 길게 한모금 들이마신다. . 그 때 한 사나이가 우산을 쓴 채 마주오며 그의 곁을 스치는 듯하다간 가슴팍으로 들러붙어 칼로 난자하기 시작한다. 비틀거리는 장동건은 전봇대에 기댄 채 낮게 내뱉는다. "그만 해라. 많이 묵었다 아이가. " 비는 거세게 퍼붓고 그의 몸에 흐르는 피는 빗물에 섞여 하수구로 흘러간다. . 케이블 TV에서 영화 '친구'를 보다가 나는 이 장면에서 채널을 돌려야 했다. 더이상 볼 수 없었다. 아무리 우정과 신의가 메말라 버린 세태라지만 조폭 영화를 통해 의리의 가상 체험을 이처럼 잔혹하게 즐기려 하는가. . 그게 또 무슨 의리인가. 친구인 라이벌 조폭을 하수인을 시켜 처참하게 죽여야 하는 짐승보다 못한 행태에서 무슨 의리와 우정을 논하겠는가. . 굳이 이런 일련의 폭력 영화가 우리 사회의 폭력을 만연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단언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잔인한 폭력배의 여러 행태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 깊이 스며들어 있음을 대체로 인지할 수 있다. . "나는 깡패를 보면 잠이 안온다"는 검사가 있다. 조폭과의 20년 전쟁을 불사하면서 '해방 이후 최고의 악질 검사'로 정평나 있는 조승식 검사다. . ***조폭과의 전쟁 왜 치르나 . 대한민국 최고의 깡패 김태촌을 체포한 것도 그고 호남 주먹의 대부 이육래, 부산 주먹계의 거물 이강환.천달남을 감옥으로 보낸 것도 그다 (신동아 2001년 11월 호). 조검사가 부임하는 곳에 조폭이 있었고 그는 어김없이 이 조폭들과의 전쟁을 벌여 왔다. 결국 검찰의 의지에 따라, 검사의 사명감에 따라 조직 폭력배가 파악되고 검거된다는 것이다. . 1998년 6월 파주 스포츠파라는 조폭의 내분과 관련된 살인사건도 검찰이 파악한 혐의내용은 조폭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 '두목 신씨가 감옥에 들어가 있는 사이 주도권을 놓고 대항 관계에 있던 박씨가 반란을 시도한다. . 감옥 속의 두목이 부하 조씨에게 살인지령을 내린다. 조씨는 박씨의 집을 급습, 동맥을 끊어 살해한 뒤 자살로 위장한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다. 경찰 조사도 자살로 처리됐다. 그러나 감옥 속의 두목 신씨의 지시 사항을 알고 있던 감방 동료인 이씨가 출옥한 뒤 이 사실을 불겠다고 위협하자 이씨마저 살해한다'. . 이 끔찍한 살인사건은 한 검사의 집요한 추적이 없었다면 그냥 묻혀 버리고 말 사건이었다. 2000년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로 온 홍경령 검사는 이 사건에 의문을 품고 집요한 수사를 벌인 끝에 살인 혐의 주모자와 가담자를 체포했다. . 그러나 한명은 도주하고 한명은 검찰 조사 중 구타 사망이라는 뜻밖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사건 검사가 구속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나는 홍검사가 어느 정도 구타 사망에 '개입'돼 있는지 모른다. . 그러나 어떤 경우든 불의와 맞서 사명감 하나로 법의 수호자임을 자임해온 검사가 하루 아침에 고문 검사로 낙인찍혀 폐기처분되는 데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 검찰의 피의자 구타 사망에는 인권과 폭력이라는 두개의 이질적 요소가 혼재해 있다. 조폭의 인권도 보호돼야 마땅한 인권의 원칙과 조폭의 살인 폭력은 마땅히 응징해야 한다는 법과 질서의 원칙 두 경계선상에 이번 사건은 자리잡고 있다. . 아무리 조폭이고 살인 혐의자라 해도 수사관의 고문 치사는 무슨 논리로도 변호할 수 없는 분명 잘못된 일이다. 그래서 인권 대통령으로선 마땅히 검찰을 질타하고 개선책을 내라고 지시할 만했다. 그러나 여기에 한가지 빠진 사실이 있다. . 인권 대통령으로서뿐만 아니라 법과 질서의 최후 보루인 대통령으로선 조폭과 깡패를 보면 잠이 오지 않는 법의 수호자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도 있어야만 한다는 점이다. . 이 정부 들어 폭력의 흑색사회에서도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는 소문이 들린다. 이젠 유흥가를 둘러싼 구역 싸움만이 아니라 벤처사업가로, 연예기획사로 조폭의 행태와 권력 분포가 달라지면서 세 확장이 크게 번지고 있다는 소리다. . ***임기말 어수선한 공권력 . 그럼에도 90년대 이래 계속됐던 범죄와의 전쟁이나 폭력배 소탕 같은 법의 소리는 나온 적이 없다. . 어떻게 하면 파주 같은 좁은 지역의 조폭들이 2명을 감쪽같이 죽이고도 그냥 넘어갈 수 있었는지, 그렇다면 큰 규모의 조폭들은 지금 어떤 살인과 못할 짓을 저지르고 있는지 이에 대한 정부대로의 대응이 있어야 한다. . 인권 침해도 질타해야 하지만 사태가 여기까지 이른 배경에 자리잡은 조직 폭력에 대한 질타도 병행해야 한다. . 임기말 어수선한 공권력의 틈을 비집고 흑색사회가 어떤 준동을 할지, 이를 지킬 법의 수호자가 모두 인권만 탓하면서 뒷짐만 지지 않을지 이를 걱정하는 대통령의 목소리도 함께 나와야 한다는 말이다. . 권영빈 중앙일보 주필 .홍검사를 지지하는 모임 http://cafe.daum.net/honggr (다음카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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