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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투덜이 ♧ 2002/7/30(화) 00:46 (MSIE5.0,Windows98,DigExt) 211.219.75.208 1024x768 ♧ 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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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에 따라 자의적으로 표변하는<조선일보>의 두 얼굴-오마이뉴스펌 서해교전 유감표명이 '사과' 아니다? 대상에 따라 자의적으로 표변하는 <조선일보>의 두 얼굴 문성 기자 aemet@hanmail.net [조율.1] 2002년 7월 풍경 지난 25일 북한이 서해교전 사태에 대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 96년 강릉 잠수함침투사건 때는 미국의 도움을 받았음에도 북한의 유감을 얻어내는 데 무려 3개월이나 걸렸다 - 유감의 뜻을 표명하는 전화통지문을 보내오고, 정부가 그것을 사실상의 사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한 것과 관련하여 조선일보는 26일과 29일 사설을 통해 연거푸 양쪽을 비판했다. ▲ 조선일보 7월 26일자 사설 우선, 7월 26일자 <이것이 사과인가>라는 사설에서 조선일보는 "북한이 서해교전 사태와 관련해 우리 측에 보내온 '유감 표명'은 사과라고 보기는 미흡하기 짝이 없는 것"이라고 못박고, 이를 받아들인 정부에 대해서는 "참으로 한심한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냉소하며 "현 정부가 자신들의 체면과 입장을 살리는 데만 급급해 북한의 '얼버무린 수사학' 하나로 서해교전을 없던 일로 넘긴다면 이것이야말로 사태 재발을 부를 수도 있는 우려할 만한 일이 될 것"이라고 윽박질렀다. 조선일보는 또 29일자 사설 <김대통령의 對北 조급증>이란 글에서 "서해사태 발발 한달여 만에 북한이 보내온 전화통지문에 담긴 '우발적인 무력충돌', '재발방지 공동노력' 등의 부적절하고도 모호한 표현들을 진정한 의미에서의 사과로 보기는 어렵다"고 다시 일갈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사실상 사과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남북관계에 대한 'DJ식 집착'의 발목을 잡고 있는 서해사태라는 족쇄를 풀려는 마음이 급한 상태에서 나온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김 대통령을 성토했다. 그러면 북한의 사실상 최초의 대남 '공식사과'로 평가되고 있는 96년 강릉 잠수함침투 사건과 관련, 조선일보가 북한의 유감표명에 대해 어떠한 태도를 견지했는지 당시 조선일보의 사설을 통해 그 흔적을 잠시 살펴보기로 하자. [조율.2] 1996년 하반기 풍경 "생포 공비 이광수의 입을 통해 밝혀지고 있는 우리 안보체제의 허점은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이번 뿐만이 아니라 지난 93년 이후 적어도 3차례 이상 북한 잠수함이 강릉해안에 침투해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했으며、 지난해에는 이를 축하하는 행사와 함께 포상까지 있었다니 실로 기막힌 얘기가 아닐 수 없다...."(사설, 체제해이 탓이다, 1996.9.23) 조선일보가 사설에서 밝힌 김영삼 대통령 치하의 안보상황이 이러했다. 만약 이러한 일이 김대중 대통령 치하에서 발생했다면 어땠을까? 필경 잠수함침투사건이 현 정부의 햇볕정책 때문에 일어났다고 호도함은 물론, 당장 김 대통령을 안보불안의 주범으로 몰아 대국민 선동극을 벌이고, 기강이 해이해졌다며 군을 강하게 질타했을 것이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이때 뭐라 했든가? "모든 탓을 군에만 돌리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일 수도 있다"고 오히려 구멍 뚫린 군을 감싸는 여유와 아량을 선보이는 한편, 김영삼 대통령이 이끄는 문민정부에 대해서는 "정부는 특히 북한이 93년부터 수시로 도발행위를 자행한 점에 관심을 기울였으면 한다. 정부와 정치 지도자들이 대북문제와 관련해 섣부른 언행으로 국민을 헷갈리게 만드는 것도 삼갈 일이다"(사설, 체제해이 탓이다, 1996.9.23)고 사뭇 점잖게 충고했다. 조선일보가 이럴 수도 있다는 것이 실로 놀랍지 않은가. 아무튼 이런 허점을 이용, 승조원 7명과 전투원 13명으로 구성된 무장간첩 20명이 1996년 9월 18일 새벽 잠수함을 타고 강원도 강릉시 해안으로 침투하다가 시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군경과 세 차례 총격전을 벌인 끝에 1명이 생포되고 11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저 유명한 '강릉잠수함침투사건'이다. 사건 이후 북한은 잠수함 연습중 표류한 승무원들을 남한 군인들이 악랄하게 살상했다며, 남한측을 향해 『피에는 피로 강력 대응할 것』,『가해자에게 백배, 천배로 보복할 것』을 다짐하는 등 '적반하장식의 공갈협박'(사설, 「보복」은 우리가 해야 하는데, 1996.10.4)을 일삼았다. 김영삼 정부가 "(북한의) 협박정도가 종전과는 다르다"(사설, 「보복」은 우리가 해야 하는데, 1996.10.4)며 크게 긴장했을 정도. 김대중 정권 하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조선일보는 어떻게 반응했을까? 조선일보는 분명 김대중 정부의 대북 햇볕정책 때문에 북한이 우리를 깔보아서 그런다느니, DJ의 저자세 때문에 우리가 무시를 당한다느니, 혹은 DJ가 북한에 무슨 약점을 잡혔길래 이런 모욕을 당하면서도 반발하지도 못하는가 하고 입에 거품을 물면서(김대중칼럼, "북한에 무슨 약점 있나?", 2002.7.27) 전쟁을 불사하라고 충동질을 해댔을 것이다. 그러나 이때도 조선일보는 상상을 초월하는 초인적인 자제력을 발휘, "북의 도발책동에 지나치게 관대하거나 무감각해서도 안되겠고, 필요 이상으로 요동을 쳐서도 안된다"거나 "지극히 차가운 전략적 자세로 대처하려는 자세를 정부는 지녀야 한다"고 주의를 환기시킬 따름이었다.(사설, 심리전서도 이겨야, 1996.10.7) 조선일보의 대북 논조가 정권에 따라 이렇게 천변만화할 수 있다는 것이 그저 신기할 뿐. 각설하고, 김영삼 정부의 대북 대응은 잠수함침투사건을 계기로 강경하게 돌변한다. 사실 잠수함을 침투시킨 북한이 오히려 "남한에 보복하겠다"고 엄포를 가하는 상황에서 그가 취할 수 있는 방도는 극히 제한되었을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의 강경대응은 허울만 멀쩡했지 별로 실속은 없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로부터 "한반도에서 가장 골치아픈 존재가 한국정부"라는 비아냥을 들었을 정도였으니까. 뿐더러 대북 관계에서도 김영삼 정부는 철저하게 소외됐다. 북한은 남한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았고, 잠수함침투사건과 관련해서도 미국만 상대하려 했다. "피해자는 우리이고 사과는 우리한테 해야 하는데 우리는 제쳐두고 미국과 북한이 자기들끼리 이러쿵 저러쿵 된다 안된다로 티격태격하는" 볼성사나운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사설,「남에도 책임있다」?, 1996.12.23) 김영삼 정부를 싸고 돌던 조선일보도 이쯤에선 비위가 상했던지 이렇게 한 마디 ; "사태가 이렇게까지 되게 된 데에는 정부의 자업자득도 있다. 애당초 북으로부터 무엇을 좀 얻어보려고 기대했던 문민(문민)정부의 「왔다갔다」 대북정책이 우방으로부터 우리가 얕잡아 보이게끔 된 원인의 하나다. 정부가 일관되고 굳건한 자기중심의 정책을 밀고 나가기를 기대했던 우리로서는 실망이며 북한은 더욱 기고만장해질게 뻔하다. 한반도문제는 갈수록 풀기가 어려워지고 있다"(사설, 사라진「시인-사과」, 1996.11.25) 북한의 잠수함침투사건 사과건은 어처구니 없게도 당사자인 우리가 배제된 채 이렇듯 비굴하게 진행됐다. "사과의 수준이 어느 정도여야 하느니、사과문안이 어떻다느니、사과하는 대상이 누구여야 한다느니"(사설, 1996.12.23)하는 문제 등을 놓고 북한과 미국은 뉴욕에서 10여 차례의 지루한 줄다리기를 벌였고, 마침내 1996년 12월 30일 무려 3개월간의 산고 끝에 다음과 같은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사과성명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 "막심한 인명피해를 초래한 1996년 9월 남조선 강릉 해상에서의 잠수함 사건에 대하여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그러한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며、조선반도에서의 공고한 평화와 안정을 위해 유관측들과 함께 힘쓸 것이다." 이러한 북한의 유감표명에 대해 김영삼 정부가 즉각 쌍수를 들어 환영의 뜻을 표했음은 물론이다. 유종하 외무부장관은 "한국민이 수락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반색했으며, 강호양 통일원대변인은 "북한이 뒤늦게 나마 시인-사과하고 재발방지를 다짐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고, 집권 신한국당(한나라당의 전신)은 "문제가 있긴 하지만 받아들이겠다"고 천명했다.(프레시안, 한나라당이 그러면 안돼죠.) 그러나 웬일인지 조선일보는 김영삼 대통령을 비난하지 않았다. 여당이었던 신한국당을 비난하지도 않았다. 북한의 성명이 "사과라고 보기는 미흡하기 짝이 없는 것"(사설 "이것이 謝過인가", 2002.7.26)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김대중 정부를 향해 그러했던 것처럼 비난과 야유를 퍼붓지 않았다. 이 모양 '북한의 사과를 재빨리 수락한 죄'(!)란 오로지 김대중 정부에게만 한정적으로 적용되는 것이었다. 조선일보는 나아가 북한의 유감표명을 끌어내기까지 우리가 감당해야 했던 온갖 굴욕과 비참을 건너뛰었다. 북한의 사과성명이 '엎드려 절받기' 내지는 '형식적인 문안에 집착한 겉모양새'에 불과하다는 사실도 무시했다. 만약 김대중 정부 하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으면 난리가 나도 단단히 났을 것이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오로지 정권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 모든 문제들을 대범하게 눈감아주었다. 조선일보는 또한 북한의 유감표명에 대해 서해교전 사건때 그러했던 것처럼 결코 "이것이 사과인가"라고 따져묻지 않았다. 그렇게 하기는커녕 북한의 태도를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 보도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꽁꽁 얼어붙은 남-북관계가 풀릴 실마리라고 평가할 수도 있을 것"이라거나 "처음부터 잠수함 사건이 저들에 의해 저질러진 것이라는 사실을 시인한 것은 전례 없던 일", "사과문제에 끝까지 매달린 그러한 자세가 이전에는 없었다"는 등의 구절은 그 좋은 예라 할 것이다.(사설,「북 사과」진솔해야, 1996.12.29) 조선일보는 이처럼 "마지못해 하는 사과나 강요에 못이겨 하는 사과는 의미가 없고, 입에 발린 사과나 전술적으로 하는 사과는 속임수일 뿐"(사설, 1996.12.23)이라면서도, 그리고 "북의 잠수함 무장공비 도발은 우리를 상대로 한 것이었는데, 사과문제는 미국과의 협상으로 다룬 것이 우선 그렇다. 우리의 의사를 미국을 통해 어느 정도 관철시켰는지 모르지만 그 점만은 모양새가 썩 좋지 않다"(사설, 1996.12.29)면서도, "북한이 잠수함 무장공비 침투사건에 대해 '사과'함으로써 남-북관계가 사건 이전으로 복원될 것"이라며 떠벌이는 비정상을 과시했다.(사설,「북 사과」이후, 1996.12.31) [조율.3] 맺음글 남한 정부를 도외시한 채 이루어졌고, 형식적인 자구와 문안에 얽매여 십여차레나 회동을 거듭했으며, 합의를 이끌어내기까지 무려 3개월이란 긴 시간을 필요로 했던 강릉잠수함침투사건 유감표명은 높이 평가하면서도, 그러나 미국의 중재 없이 남북 채널을 통해 직접적으로, 그리고 사과문안을 둘러싼 밀고 밀리는 다툼 없이 주체적으로, 또한 사건 발생 후 한달이 채 안된 짧은 기간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북한의 서해교전 유감표명은 "사과로도 볼 수 없다"며 멋대로 폄훼하는 조선일보를 과연 신뢰할 수 있을까? 김영삼 정부가 북한의 잠수함침투사건 유감표명을 '실질적인 사과'로 간주하고 서둘러 받아들인 것에 대해서는 그를 비판하는 말 한마디 하지 않다가도, 그러나 김대중 정부가 북한의 서해교전사건 유감표명을 '사실상의 사과'로 규정, 서둘러 받아들인 것에 대해서는 "참으로 한심한 일"(사설, 2002.7.26), "사태 재발을 부를 수도 있는 우려할 만한 일"(사설, 2002.7.29) 운운하며 질펀하게 성토하는 조선일보를 과연 공평하다 말할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 북한의 잠수함침투사건 유감표명과 관련, "북이 스스로의 필요에 따라 잠수함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남-북관계 개선의 길로 나오는 것이라면 상황은 한결 달라질 수도 있다"(사설, 1996.12.29)며 그 신속함(?)을 추켜세우다가도,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의 서해교전 유감표명을 '사실상의 사과'로 간주할 수 있다며 그 근거로 '신속성'을 내세우자 갑자기 말을 바꿔 "북한이 그만큼 뭔가가 급했거나 임기말의 김대중 정부로부터 '더 큰 무엇'을 얻어내려는 속셈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지, 결코 사과의 진실성을 판단케 하는 척도가 될 수는 없다"(사설, 2002.7.29)며 무작정 깎아내리는 조선일보를 과연 정상적인 언론이라 할 수 있을까? 이 기사는 하니리포터에도 송고한 기사입니다. 2002/07/29 오전 06:39 ⓒ 2002 OhmyNews 문성(한별) 기자는 언론인권센터 대외협력위원장으로서 이 시대의 바른 말글살이와 바른 사람살이를 위해 뛰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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